매출·영업익 사상 최대…'차·화·정·철'이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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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 2분기 실적올 2분기 국내 상장사들은 뚜렷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누렸다. 2분기 기준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고 실적은 ‘차·화·정’과 철강이 이끌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가 급속하게 회복되면서 경기민감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가팔랐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경기민감주 실적 개선 가팔라
효성티앤씨·현대제철 이익 급증
2분기, 전 업종이 좋았다
올 2분기엔 실적이 뒷걸음질친 업종을 찾기가 어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개 업종 중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업종은 전기가스업(적자전환)이 유일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건설업이 전년 대비 0.44% 감소했다. 나머지 업종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이 중에서도 실적이 크게 개선된 업종은 수출 비중이 높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기민감업이 많았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은 부족한 탓이다. 철강금속업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68.7% 늘어 17개 업종 중 이익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자동차, 조선, 가전 등에 납품하는 제품 가격을 수년 만에 인상했다. 화학·정유업종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77.3% 증가했다. 유가 급등으로 재고 평가 이익이 늘어난 정유사들은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운수장비업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16.26% 급증했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상반기 내내 극심한 차량 생산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경제 재개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제품 가격도 인상, 어닝서프라이즈를 낼 수 있었다.이 외에 기계(113.37%), 전기전자(66.15%) 등도 수출 개선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2분기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이연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 실적이 호전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급작스럽게 늘어난 수요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었던 민감업종의 실적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원자재 가격 전가 못한 업종은 울상
2분기 실적은 수출이 떠받쳤지만 내수업종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시 진정되면서 거리두기 규제도 완화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크게 늘어난 보복 소비 덕분에 섬유의복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3.9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 실적 개선세도 뚜렷했다. 전년 대비 155.39% 늘었다.실적 개선이 뚜렷한 경기민감업종의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수천%에 달했다.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1위 업체는 효성티앤씨로 증가율이 1만1739.4%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5176.98%, 롯데케미칼은 4547.38%에 달했다. 매출 증가율이 높은 업체들은 휠라홀딩스(6만7875.71%), 크래프톤(8689.39%), 롯데관광개발(7088.81%) 등이었다. 반면 정부 규제로 인해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한 전기가스업종은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전력은 2분기 영업이익 하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분기 영업손실은 7647억원에 달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