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소란 때문에…" 황교익, 결국 자진사퇴 [전문]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 사퇴
"소모적 논쟁하며 공사 사장 근무는 무리"
"중앙 정치인들, 경기도민 권리에 간섭"
황교익 /사진=한경DB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자진 사퇴했다.

20일 황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일하고 싶었으나 중앙의 정치인들이 만든 소란 때문에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씨는 "경기관광공사의 주인은 경기도민이다. 저의 전문성과 경영능력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들로부터 이미 검증을 받았고 최종으로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 의원들의 선택을 받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일하고 싶었다. 그런데, 국회의원 등 중앙의 정치인들이 경기도민의 권리에 간섭을 했다. 경기도민을 무시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신나게 일할 생각이었다"며 "소모적 논쟁을 하며 공사 사장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황 씨는 "제 인격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막말을 했다.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 그럼에도 이해찬 전 대표가 저를 위로해주었다. 고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의견이 달라도 상대의 인격과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 한국 정치판은 네거티브라는 정치적 야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이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대권 주자 여러분은 정책 토론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 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사실은 지난 13일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두둔한 황 씨의 발탁이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신경민 상암부위원장은 지난 17일 황 씨가 일본 음식을 높이 평가했다며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서 맞을 분"이라고 저격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황 씨는 자신에게 '친일 프레임'을 씌웠다며 반발했고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날 선 발언을 이었다.

이후 이 전 대표 측은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황 씨도 "이낙연 전 대표에게 짐승, 정치생명, 연미복 등을 운운한 것은 지나쳤다"고 사과하며 "민주당 재집권을 위해 움직여야 하니 고민해보고 내일 오전까지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자진사퇴를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서 인사 파문의 중심에 섰던 황 씨는 일주일 만에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직에서 하차했다.
황교익 입장 전문.

경기관광공사의 주인은 경기도민입니다. 저의 전문성과 경영능력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들로부터 이미 검증을 받았고 최종으로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 의원들의 선택을 받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일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등 중앙의 정치인들이 경기도민의 권리에 간섭을 했습니다. 경기도민을 무시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신나게 일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중앙의 정치인들이 만든 소란 때문입니다. 이미 경기관광공사 직원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듯합니다. 폐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 자리를 내놓겠습니다. 소모적 논쟁을 하며 공사 사장으로 근무를 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제 인격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막말을 했습니다. 정중히 사과를 드립니다. 그럼에도 이해찬 전 대표가 저를 위로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정치적 의견이 달라도 상대의 인격과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됩니다. 한국 정치판은 네거티브라는 정치적 야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민이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대권 주자 여러분은 정책 토론에 집중하길 바랍니다.

아침 해를 봅니다. 툴툴 털고 새날을 맞습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