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AIG여자오픈 1R 공동선두…'무관탈출' 청신호

김세영(28)은 올 시즌 들어 아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을 올리지 못한 상태다.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세계랭킹 4위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성적이다. 특히 최근 석달 가량은 다소 부진했다. 그로서는 아쉬움이 큰 시즌일 수 밖에 없다.

김세영이 '무관 탈출'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여자오픈(총 상금 580만달러)에서다. 그는 19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673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넬리 코르다(22·미국), 마들렌 삭스트룀(29·스웨덴)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날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세영은 세계랭킹 4위다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5번홀(파4)까지 파를 지킨 뒤 6번홀(파5)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좋은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어 10번홀(파4), 12번홀(파5), 14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해 공동선두로 내려오긴 했지만 흠잡을데 없는 경기였다. 그는 이날 날카로운 샷감으로 파5홀에서는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김세영은 "도쿄올림픽이 전화점이 됐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에서 그는 폭염 속에서도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며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고진영(26)과 나란히 공동9위를 기록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많이 배웠고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됐다"며 "이번주를 위한 좋은 전환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또래인 제시카 코르다(미국), 소피아 포포프(독일) 와 함께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며 "남은 라운드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코르다는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3개를 쳤다. 박인비(22)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11위로 1라운드를 마쳤고 신지은(29), 최운정(31)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 22위를 기록했다. 한국 여자골프는 앞서 열린 4번의 LPGA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놓친다면 2010년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무관에 그치게 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