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 덕에 1년새 주가 120% 오른 국순당…본업의 힘은 언제쯤?

사진 = 국순당 제공
2015년 이후 6여년 만에 1만원대를 회복했던 국순당 주가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일 국순당 주가는 4.59% 내린 8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이달 초까지만 해도 국순당의 주가 상승세는 가팔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20% 넘게 상승했다. 13일에는 1만175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기사회생이었다. 백세주, 국순당생막걸리 등을 제조·판매하는 이 회사는 가짜 백수오 파동에 엮이면서 2015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냈다. 작년 초에는 주식매매가 정지되는 등 상장폐지 위기까지 겪었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올 3월 한국거래소 관리종목 중견기업부로 소속을 변경했고 5월에는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국순당은 지난해 5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147억원이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억원, 4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2.3%, 23.1% 증가했다.하지만 양호한 2분기 실적을 공시한 17일 이후 주가는 오히려 빠지는 모양새다. 작년 본업보다는 '부캐' 덕에 실적이 잘 나왔는데 2분기 들어 영업 외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국순당의 지난해 호실적은 투자의 힘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순이익이 187억원으로 영업이익(46억원)의 4배에 달한다. 관계기업투자이익이 75억원, 금융수익이 196억원이었다. 국순당의 주요 종속회사는 7개인데 국순당여주명주, 자연그대로농업, 프랑스백세주, 팜업 등 해외 법인과 농업 관련 회사뿐 아니라 지앤텍벤처투자도 있다.

스마트팜기업 팜에이트에도 투자하고 있다. 팜에이트는 서울 지하철역 등에 있는 실내농장(인도어팜)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국순당이 2대 주주다. 상장 시 수혜가 기대된다. 이달 초 정치권에서 스마트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국순당의 주가를 끌어올렸었다.하지만 2분기에는 금융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7% 줄고 관계기업 투자이익도 -5억 적자로 전환했다. 순이익이 늘어난 건 유형자산처분이익(44억원) 등 일시적 수익의 영향이 크다.

결국 본업의 힘을 보여줘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주 사업의 경우 수출 실적 등이 개선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분기 국순당의 막걸리 매출은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하지만 수입산 쌀값은 이 기간 20% 올랐다. 백세주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1분기 매출 성장률(26%)과 비교하면 소폭 둔화됐다.

영업적자에도 배당을 지속할 정도로 재무 구조가 우량한 만큼 전통주 누룩 추출물 등을 활용한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국순당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1480억원인데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532억원에 달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