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메이저 은행서 또 '황당' 전산장애…창구거래 한때 전면중단

일본 3대 금융그룹에 속하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FG) 계열의 은행과 신탁은행에서 20일 입출금 등의 창구 거래를 할 수 없는 대규모 장애가 발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즈호은행과 미즈호신탁은행의 전국 점포에서 이날 영업이 시작되자마자 입출금과 이체를 포함한 모든 창구 거래가 중단됐다. 미즈호 측은 오전 중 대부분의 거래를 정상화했지만 외국환 취급 등 일부 업무에선 오후까지 차질이 빚어졌다.

은행 측은 고객들에게 이번 장애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인터넷 뱅킹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미즈호은행은 올 2~3월에도 시스템 장애로 전국 곳곳의 ATM이 종이통장과 현금카드를 삼키는 등의 후진적 사고가 잇따라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전국 점포의 창구 거래를 마비시킨 이번 장애는 금전출납 관련 기간시스템의 부품 고장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즈호FG는 19일 밤 장애 발생 사실을 파악하고 20일 영업개시 시간 전까지 복구를 서둘렀지만 작업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한다.

미즈호FG 홍보 담당자는 "고객들에게 큰 걱정과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번 사태로 "금융기관의 신뢰를 크게 손상해 정말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금융정책을 관장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도 "(미즈호 측의) 대응을 지켜보겠다"고 밝혀 추후 검사를 통해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즈호FG는 올 2~3월 발생했던 시스템 장애의 책임을 물어 지난 6월 사카이 다쓰부미(坂井辰史) 사장 등 관계 임원 11명의 보수를 삭감하는 사내 처분을 발표했다. 당시 사고 원인 조사를 맡았던 제3자위원회는 전산장애 등 유사시에 부서 칸막이를 넘어 적극적·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업풍토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고, 미즈호FG는 이를 바탕으로 인사 제도 개선 등을 통한 사태 재발 방지 및 조직 강화책을 마련했다.

일본 금융청은 당시 사고와 관련해 업무 개선 명령을 염두에 두고 현재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