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상반기 41조 늘어 '최대'

신용대출 1년 새 11%↑
올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41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낸 데 이어 하반기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 4월에 이어 다시 최대치를 넘어섰다.

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2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 4월(690조8623억원) 이후 최대치다. 정부의 대출 규제에 대비해 ‘미리 받아두자’는 심리가 가계대출 증가세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은 지난달 말 140조8930억원으로 전월(139조294억원)보다 1조8636억원 불어났다. 6월 증가폭(5382억원)의 세 배 넘게 신용대출이 늘어난 셈이다.

투자자들이 내집 마련을 위해 서둘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에 나선 게 가계대출 증가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52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0조4000억원 늘었다. 최근 증가폭도 지난달 말 3조8262억원으로 전월(1조2996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미 당국이 제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연 5~6%)에 근접한 상태다. 6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3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1조6000억원(4.2%) 불었다.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66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21조8000억원) 대비 9.4%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858조2196억원에서 930조9995억원으로 8.4%, 신용대출은 663조6127억원에서 735조478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