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기 매달렸던 아프간인 가정집에 떨어져…목격자 실신

"타이어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미 군용기에 매달렸다 추락하고 있다/사진=인디아 TV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도시를 점령하자 미군 수송기에 매달려 탈출을 시도했다가 추락사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21일 인도 언론 NDTV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윌리 살릭(49)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자택 테라스에서 시신 2구를 발견했다. 그는 "타이어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크게 훼손된 시신 2구가 있었다"며 "그걸 본 아내는 기절해버렸다"고 당시를 설명했다.당시 미 수송기에서 떨어진 시신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웃 주민의 말에 살릭은 소지품을 꺼내 신원 확인을 했다. 추락사한 이들은 20대 의사인 사피울라 호탁과 피다 모하메드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6일 탈레반이 점령하자 카불 국제공항은 미 수송기에 올라타 아프간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탑승하지 못한 일부는 수송기 날개 밑에 매달린 채 이륙했지만, 결국 누군가 하늘에서 추락하는 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

아프간 현지 통신사아스바카에 따르면 당시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미국의 C-17 수송기 바퀴에 매달렸다 추락한 10대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진=ShivAroor 트위터
이들은 16세, 17세의 어린 소년들로 카불 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해 어머니를 부양해온 형제였다. 유족들은 이들 형제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급하게 피난 행렬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8남매인 형제는 과일을 팔아 어린 동생들과 어머니를 부양해왔다. 두 소년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계됐다.미국 공군은 카불에서 이륙한 미 수송기 바퀴 장치(랜딩기어) 부분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유스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의 시신도 발견했다.

미 공군은 당시 수송기들이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당시 한 비행기에 사람이 매달렸다가 추락해 숨졌다는 언론 보도와 온라인 영상 자료를 거론하면서 "시신은 수송기가 카타르 공군 기지에 착륙한 뒤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