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손 묶은 채 사살…탈레반, 전직 관료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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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기스 지역의 경찰청장 처형당해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이전 정부 관료와 병사, 서방의 조력자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현지에서는 미국인이 탈레반 조직원에 구타당하고 전직 관료는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총 사살 장면 SNS로 공개
21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하원의원 대상 브리핑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탈레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구타를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탈레반 지도자에게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프간 현지의 전직 관료가 살해당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탈레반은 지난 18일 헤라트 인근 바기스 지역의 경찰청장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를 처형했고 이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탈레반이 투르크메니스탄 국경 지역을 점령한 뒤 붙잡힌 아차크자이 청장은 영상 속에서 두 손이 묶여있고 눈은 가려져 있는 모습이었다. 이후 탈레반의 무자비한 기관총 공격에 의해 결국 살해된다.
앞서 탈레반은 사면령을 선포하고 정부 관료와 병사, 미국 조력자들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미리 작성해 둔 리스트를 기반으로 보복·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