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울고 싶을 때마다 - 김성규(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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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응, 우린 잘 있으니까 걱정 말구
왜 전화하셨어요?
응, 너 바쁘니까 다음에 할 테니까
우린 잘 있으니까
전화할 때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눈을 감고 누워 생각해보네
늙어가는 아들에게
왜 전화했을까?
건강만 하면 돼
눈 감으면 숨쉬기 힘들어
어머니도 나처럼 전화했을까
-시집 《자살충》(아시아) 中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되었습니다. 노모가 전화를 합니다. 그런 나는 바쁘다고 핑계를 댑니다. 그리고 하루일과를 다 마치고서야, 낮에 온 전화를 생각하지요.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돈이 필요한 것인가? 어디가 또 아프신가? 그런 일들이 자꾸 생각납니다. 울고 싶을 때마다 생각나는 얼굴, 그건 어머니가 아닐까요. 먼저 온 가을볕이 따갑습니다. 오늘은 전화를 꼭 해야겠습니다. 외출은 삼가시고 시원한 물 한 잔 마시면서, 그늘진 곳에 있으시라고, 그래야 내 맘이 편하다고.
이소연 시인(2014 한경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