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조 단위 증설…2차전지 '소부장 기업' 수혜

10兆 규모 유상증자

세계 전기차 급성장
배터리 공급은 태부족
"공격투자로 시장 장악"

창신신소재·천사첨단 등
中 분리막·전해질 기업
투자 눈여겨봐야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이 증설에 나선다는 소식에 중국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ATL의 밸류체인(가치사슬) 내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분리막·전해질 기업을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ATL은 10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CATL은 올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29.9%)를 차지한 중국의 2차전지 기업이다. CATL은 배터리 생산량을 올해 200GWh에서 2025년 66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CATL이 공격적으로 증설에 나서는 이유는 2차전지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세계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초 8.4%였던 중국 내 전기차 침투율은 지난달 16.4%까지 높아졌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은 수요에 비해 30~40%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CATL 증설로 중국 2차전지 소부장 기업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2차전지는 양극재(양극활물질), 음극재(음극활물질), 리튬이온 이동 통로인 전해질, 분리막 네 가지로 구성된다.
삼성증권은 분리막 기업인 창신신소재(은첩고분)를 중국 2차전지 소부장 최선호주로 꼽았다. 창신신소재는 중국 분리막 점유율 1위(지난해 40.2%) 기업이다. 전체 출하량의 47.2%를 CATL에 공급하는 만큼 CATL의 생산량 확대는 창신신소재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르면 올 4분기부터 분리막 공급 부족으로 분리막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량 증가와 가격 인상의 혜택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해질 기업 중 천사첨단신소재와 신주방도 수혜주로 제시됐다. CATL의 전해질 수요 중 40%는 천사첨단신소재, 25%는 신주방이 공급하고 있다.양극재와 음극재 대표 기업으로는 각각 디나노닉과 푸타이라이가 꼽힌다. 다만 분리막, 전해질 기업들에 비하면 수혜는 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극재와 음극재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CATL 밸류체인 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이 없어서다. 정하늘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산업 내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특정 기업을 골라 투자하기엔 부담이 크다”며 “양극재와 음극재 개별 기업에 투자하기보다 2차전지 산업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중국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과 중국 기업들의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당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높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