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빌리 "18개월의 연습, 자신감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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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돌아온 '빌리 엘리어트'어려운 환경에서도 발레리노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소년 빌리. 플리에(무릎을 구부리는 동작)부터 점프, 턴 같은 발레의 기본 동작을 비롯해 탭 댄스,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춤을 능숙하게 소화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천재 댄서다.
김시훈·이우진·전강혁·주현준
발레·탭댄스 다양한 춤 선보여
디큐브아트센터서 31일 개막
4년 만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돌아왔다. 스토리는 동일하지만 무대 위 주인공은 새 얼굴로 바뀌었다. 아역 배우 전강혁(13) 김시훈(12) 이우진(13) 주현준(12)이 시련을 딛고 발레리노로 성장하는 빌리 역을 맡았다.
열정의 무대 위한 ‘빌리 스쿨’
새로운 빌리로 관객에게 선보이는 이들은 160여 명의 지원자 중 3차에 이르는 오디션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 첫 오디션부터 무대에 오르기까지 18개월 동안 1주일에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6시간씩 트레이닝을 받았다.이들은 개막 전 이뤄진 연습 현장 공개와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시훈은 “겁이 많았는데 연습하면서 두려움은 사라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강혁도 “나 자신이 대견하다고 느껴진다”며 미소를 지었다.
공연은 오는 31일 서울 신도림동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2001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며, 발레에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가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담고 있다. 200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국내에선 2010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처음 소개됐고, 2017년 재연됐다. 객석 점유율 94%를 기록하며 21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완벽에 가까운 빌리의 춤 솜씨를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뮤지컬 ‘라이온킹’ ‘아이다’로 토니상을 받은 엘튼 존의 음악도 즐길 수 있다.
빌리는 대형 뮤지컬의 성인 주인공도 감당하기 힘들 만큼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역할이다. 빌리가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춤추는 시간은 전체 러닝타임 160분 중 90%인 140분에 달한다. 이런 빌리를 탄생시키기 위해 공연 기획사 신시컴퍼니는 ‘빌리 스쿨’을 운영한다. 춤의 기본부터 필라테스, 재즈댄스,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수업을 한다. 국내외 스태프들이 함께 훈련 과정에 참여한다.
해외 협력연출자 사이먼 폴라드는 “무대 위 연기가 일상이 될 때까지 훈련한다”며 “그래야 공연 중에 긴장하거나 급해지지 않으면서 자기 자신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힘든 과정을 거친 아역 배우들은 달라진 모습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우진은 “빌리 스쿨을 경험하면서 발레를 잘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주현준은 “마스크를 쓰고 춤추느라 힘들었지만 실력이 발전하고, 스스로 자제하는 능력도 생긴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소년의 성장기 넘어선 사회 이야기”
빌리 엘리어트는 어린아이들만을 위한 공연이 아니다. 작품은 광부들의 파업으로 시작하고, 광부들이 일자리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해야 하는 빌리 아버지는 처음엔 아들의 꿈을 반대한다. 하지만 결국 아들의 재능을 인정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해주려 한다. 마을 사람들도 이를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은다.아빠 역은 조정근과 최명경이 맡았다. 빌리의 재능을 발견하는 선생님 미세스 윌킨슨 역은 최정원과 김영주, 할머니 역은 박정자와 홍윤희가 연기한다. 최명경은 “한 아이의 성장기라기보다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 민초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최정원은 “모두가 누군가의 자식이거나 부모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참여하는 공연계 대표 원로 배우 박정자는 “연습장에 있으면 ‘이게 라이브의 힘이구나’라고 느끼면서 매일 감동한다”고 강조했다. 공연은 내년 2월 2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