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커리큘럼 짜고 직원이 멘토링…'AI 인재' 조기 교육 나선 IT기업들

IBM, 경기교육청과 손잡고
사이버 보안 등 피테크 과정
인텔, 사업장으로 학생 초대

정보기술(IT)업계가 국내 정규 교육기관과의 협업 폭을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AI) 인재’ 조기 교육이 목표다. 공교육 영역에서부터 AI 커리큘럼을 직접 주도하고, 학생들의 역량을 현장에 적합하게 성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 18일 경기도 및 경기교육청과 ‘경기도 P-TECH(피테크) 추진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피테크는 AI를 포함해 클라우드, 사이버 보안 등 신기술 분야에서 학생들의 전문 역량을 키워주는 IBM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한국은 2019년부터 미국, 모로코, 호주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 피테크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테크는 고등학교 3년과 전문대 2년을 연계한 5년제 통합 과정을 기존 학교에 꾸리는 방식이다. AI 챗봇 프로토타입 만들기, 제품 디자인 등 실습 위주의 심화학습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 임직원이 직접 멘토링에도 나선다. 커리큘럼을 이수한 학생은 최종적으로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다.

국내 첫 P-TECH(피테크) 학교인 세명컴퓨터고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AI) 챗봇 관련 수업을 받고 있다(위 사진). IBM은 지난 18일 경기도 및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 P-TECH(피테크) 추진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용철 경기도 행정1부지사(아래 사진 왼쪽), 원성식 한국IBM 대표(가운데), 이재정 경기교육감(오른쪽)이 참석했다. IBM 제공

내년에 문을 여는 경기도 내 2개 피테크 학교는 다른 IT기업도 운영에 참여한다. 한글과컴퓨터와 라온피플이 각각 수원정보과학고·안산대, 평촌경영고·수원과학대와 컨소시엄을 꾸리고 IBM과 협업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업무 연계에 나선 곳도 있다. 인텔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교육부와 AI 기반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계 교육을 하고 있다. AI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데이터 수집, 모델 훈련, 코드 수정 기술 등 전문적 영역까지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사내 AI 전문가가 직접 학교로 찾아가거나, 역으로 학생들을 인텔 사업장으로 초청하는 체험 과정도 진행한다.

지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KT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MS는 지난 4월 대구교육청과 MOU를 체결하고 ‘대구형 AI 교육 인증 프레임워크’ 확산에 협력 중이다. MS가 AI 관련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구교육청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MS가 인증하는 AI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대구시 고등학생 101명이 자격증 시험에 처음으로 응시했다. KT 역시 대구교육청과 ‘KT AI Tomorrow 2021’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에 있는 63개 초·중학교 학생 163명을 대상으로 딥러닝 활용 사례와 자율주행 원리 등 AI 기본 교육을 하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