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포레스트! 우정을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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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프롤로그>
여전히 권위적이고 위계질서에 민감한 현실 사회에서 세대나 계급을 뛰어넘는 우정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인공지능로봇과 메타버스 시대를 맞으며 인간들 사이에 나이, 성별, 인종, 빈부에 따라 소통이 제한된다면 얼마나 한심한 일일까 생각된다. 최근 MZ 세대가 급 부상하자 계산된 이익을 추구하려는 기성세대가 그들 속으로 다가가지만 진정성 없는 소통은 더 큰 괴리감을 남길 뿐이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Finding Forrester), 2000>에서 과거 최고의 작가였지만 지금은 삶의 어두운 기억으로 은둔자로 살아가던 노인이 우연히 만난 소외된 청년을 만나 그 속에 감춰진 재능을 발견하고 정성을 다해 꿈을 지지해 주는 과정에서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을 발견하고 자신도 암흑의 기억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실 사회 속 깊어진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불통과 갈등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적극적인 노력 속에 해소되고 미래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름다운 교훈을 준다.<영화 줄거리 요약>
흑인 소년 자말 월러스(로버트 브라운 분)는 뉴욕 브롱스에서 길거리농구를 즐기는 고등학생이다. 그러던 중 동네 아파트에 은둔하며 망원경으로 바깥세상을 살피는 미스터 창문이라는 미스터리한 노인에게 관심을 갖는다. 어느 날 호기심에 그의 아파트에 몰래 침입하지만 맞닥뜨린 그로 인해 가방을 놓고 도망쳐 나오게 된다. 집주인 포레스터(숀 코네리 분)는 가방 속에서 평범함을 뛰어넘는 자말의 수많은 습작을 발견하고 문학적 재능을 지닌 그를 문학세계로 이끌어 주고 싶어 한다. 포레스터는 지난 수년간 한 번도 문을 열지 않았던 자신만의 세계에 청년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편 자말의 문학적 재능이 드러나면서 맨해튼의 명문 사립학교에 농구 특기 장학생으로 스카우트된다. 하지만 가진 것 없는 청년은 기득권 백인 상류사회에서 번번이 의심받고 무시당하며 꿈을 잃을 큰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관전 포인트>
A. 윌리엄 포레스터는 어떤 사람인가?
50년 전 1953년 23세의 젊은 시절 데뷔작 단 한편(아발론 착륙: Avalon Landing)으로 퓰리처상(컬럼비아대학교 주최의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 문학. 음악상)을 수상한 천재 작가였으나 자신의 동생이 전쟁 참전 후 방황하다가 음주운전으로 죽자, 자신의 부모들마저 연이어 슬픔에 돌아가시면서 포레스트는 삶의 의미를 상실한 공허함으로 고향을 떠나 미국의 한갓진 아파트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자말을 만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재능을 선물하게 된다. 그의 자말에게 남긴 어록에는
@생각은 나중에 해. 글은 우선 가슴으로 초안을 쓰고 나서 머리로 다시 쓰는 거야. 작문의 첫번째 열쇠는 그냥 쓰는 거야. 가끔은 단조로운 타이핑 소리가 페이지를 넘어가게 해주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뭔지 아니?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거야. 우리가 이해할지 못하면 그냥 우리의 가정에 의존하지.
@먼저 간 자들의 죽음이 남은 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지는 않는다.
@자말, 네 재능이면 앞으로 놀라운 일을 할 수 있어. 그럴 16살의 반항기로 망치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B. 자말 월레스는 어떤 소년인가?
낙후된 도시 외곽 브롱스에서 자라난 16세 흑인 청년 자말은 농구도 잘하고 글을 쓰는데도 탁월한 재능이 있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여전히 백인들만의 이너서클에 갇혀 번번이 자말의 재능을 의심하고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하지만 따뜻한 마음의 자말은 스승이며 친구인 포레스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양키스 스타디움 방문을 준비하고 어렵게 포레스터를 설득하여 구장을 방문하지만 오랜만에 많은 군중들 속에서 공황장애로 힘들어한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텅 빈 메인 스타디움에 포레스터를 데려가 동생과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포레스터는 자말에게 자신이 왜 은둔자로 살아가게 된 비극적 가족사를 얘기해 주면서 그들은 마음의 친구로 발전한다.
C. 자말이 여자친구에게 마음을 얻은 계기는?
자말의 여자 친구 클레어(안나 파킨 분)는 그가 가난한 흑인임에도 굴하지 않고 스포츠와 문학에 깊은 관심과 재능을 발휘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한편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민하던 자말에게 포레스터는 여자의 마음을 여는 열쇠는 "생각지 못한 시기에 예기치 못한 선물을 하는 거야"라고 충고를 해주자, 자말은 윌리엄 포레스터의 책<아발론 착륙>에 포레스터로부터 저자의 서명을 직접 받아 선물하여 큰 감동을 주게 된다.
D. 자말이 위기에 처하자 포레스터가 보여준 우정은?
독선적인 문학 교사 로버트 그로포드는 자말이 받았던 교육과 배경에 비추어 탁월한 재능을 의심하다가 어느 날 자말이 제출한 글이 포레스트의 글 <신념이 성숙하는 계절>과 표절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농구선수의 자격과 장학금을 박탈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자말은 포레스터의 존재를 비밀에 부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변명할 수조차 없는 위기에 처한다. 그러다가 농구 대회에서조차 경기를 망쳐버리는 모습을 TV로 본 포레스터는 한 번도 집을 나오지 않았던 은둔생활을 청산하고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달려가 자신의 제자인 자말의 명예와 미래를 지켜주기 위해 변호하여 그의 진정성을 밝히자 많은 교수들은 포레스터의 의견에 신뢰를 보내고 자말도 징계에서 벗어난다. 포레스터는 "가족의 상실은 가족을 얻게 한다. 한핏줄이기에 가족이 아니라 가족이기에 우린 한핏줄이다"라며 자말을 진정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보호해 준 것이다.
E. 자말에게 찾아온 변호사는 어떤 것을 전하게 되나?
자말과의 우정을 통해 과거의 어두운 상처를 치유한 포레스터는 고향인 스코틀랜드로 돌아가면서 "이제부터 너 스스로 결정하게 될 거다"라며 작별을 고한다, 3년이 지난 후 포레스터의 변호사가 찾아와 그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죽기 전 자말에게 남긴 편지에 "계절은 변한다네 젊은이! 한때 난 꿈 꾸는 것을 포기했었다. 실패가 두려워서 심지어는 성공이 두려워서, 네가 꿈을 버리지 않는 아이인 걸 알았을 때, 나 또한 다시 꿈을 꿀수 있게 되었지. 인생의 겨울에 와서야 삶을 알게 되었구나. 네가 없었다면 영영 몰랐을거다"라는 글과 함께 자말이 조용히 글을 쓸 수 있게 자신의 아파트와 미 출간된 글들을 남기게 된다. 자말은 포레스터의 남겨진 글들에 자신이 서문을 추가하여 그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하게 된다.
F. 이 영화와 비슷한 감동의 영화는?
@<죽은 시인의 사회, 1989>: 키팅 선생(로빈 윌리엄스)은 공부보다 중요한 인생의 의미를 학생들에게 몸소 깨우쳐 준다.
@<여인의 향기, 1992>:학교의 폭력사태 목격자로 위기에 몰린 희생양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분연히 나선 장님 퇴역 중령(알 파치노)의 정의감을 보여준다.
@<굿 윌 헌팅, 1997>:불우하고 험난한 인생을 살던 청년(맷 데이먼)의 천재성을 발견한 교수(로빈 윌리엄스)는 그의 삐뚤어진 인간성까지 사랑으로 교화하며 진정한 인생길을 제시한다.
@<그랜 토리노, 2008> 은퇴한 참전용사(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동네의 갱단으로부터 위협받던 이웃집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갱단과 최후의 담판을 짓게 된다.<에필로그>
유난히 무덥던 여름이 처서를 지나면서 신비하게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찾아왔다. 사람의 인생도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기 마련이다. 자신이 이 세상에 남겨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성찰의 계절이 필요하다. 문명국과 선진국은 그런 유산을 남긴 사람들이 많은 나라일 것이다. 그림, 음악, 문학작품, 과학 등 재능의 산물은 물론 크고 작은 부의 기부를 통해 인류에게 큰 선물을 아낌없이 베풀어 영원히 잊히지 않는 숭고한 존재들이 많아 지길 기대해 본다. 포레스터가 우정을 통해 자말의 가슴속에 숨겨진 무지갯빛 재능을 세상에 꺼내 주고 떠났듯이 말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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