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 아이 앞에서 임산부 아내 폭행…法 '아동학대' 유죄 선고

1살 아들 앞에서 임신한 아내 폭행
폭행죄 더해 아동학대 혐의도 유죄 판결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한 아내를 폭행해 다치게 한 30대 남편이 우는 1살 아들 앞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도 유죄 선고를 받았다.

24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 김진원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및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3)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피고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도 명했다.

A 씨는 올해 1월 인천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 B (35)씨를 발로 차고 발목을 밟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임신 8개월이었던 B 씨는 울고 있는 아들 C(1)군을 안고 있었으며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A 씨는 B 씨를 향해 폭언을 하며 폭행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특히, A 씨는 아들 C 군이 지켜보는 앞에서 엄마를 폭행해 정서적으로 학대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는 재판에서 아내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아들에게 직접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어서 고의성이 없었다"며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당시 A 씨의 범행은 아들의 정신건강에 위험을 줄 수 있는 행위여서 아동학대에 해당, 유죄로 판결했다.

김 판사는 "폐쇄회로(CC)TV 캡처 화면 등을 보면 피고인이 피해 아동을 안고 있는 B 씨의 발을 계속해서 밟는 모습이 확인된다. 바로 옆에서 이 장면을 보고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피해 아동이 겁에 질려 울면서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한 점을 보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의 범행 내용을 보면 죄책이 무겁지마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아내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