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ESG, 소비자후생 제대로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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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후생 다양한 분야로 확대기업경영 평가에 대한 중점이 재무적 성과에서 장기적 관점의 비재무적 측면을 고려하는 차원으로 바뀌면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반영하는 ESG는 세상의 중심 화두가 됐다. 경영진이나 주주와 같은 기업조직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소비자나 비정부기구(NGO)와 같은 이해관계자들도 ESG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우리나라 소비자 정책의 기조는 소비자보호론적 관점에서 소비자주권론적 관점으로 전환됐고 소비자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비자후생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 됐다. 이런 현실 속에서 소비자후생과 ESG의 관계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발전적인 방향을 조망해 보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을 것이다. ESG에서 소비자후생이 어떻게 반영되는 것이 적절할까.
환경·지배구조에도 특성 반영돼
ESG 개념 재정립, 평가 개선을
조유현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소비자학회장 >
지금까지 소비자후생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소비자들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가격과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 간의 차이, 즉 소비자 잉여와 같은 개념으로 정의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소비자후생은 소비자의 경제적 이익만이 아니라 사회적·심리적 이익, 소비자 지향성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소비자후생은 시장경제와 소비자 관련 정책의 특성, 기업 경영의 행태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다면적인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소비자후생은 장·단기적인 관점을 반영하며 개인과 사회적 차원을 포괄하는 동태적이고 총합적인 측면에서 평가돼야 할 것이다.이런 소비자후생은 기존의 ESG 평가에서 S(사회) 부문의 소비자 보호나 소비자 특성 부문에 반영되고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는 소비자의 권리 보호와 소비자 관련 법령의 준수, 소비자 안전 및 보건, 소비자와의 공정거래,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 소비자와의 소통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후생이 ESG 평가에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소비생활의 안전성이나 지속가능한 소비가 이뤄지는 시장 시스템의 확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문화의 형성 등 소비자후생을 반영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들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
현행 제도에도 소비자후생을 증진시키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 제도가 있다.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 경영활동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지를 평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제도다. CCM은 ESG가 주목받기 전부터 소비자후생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업경영 활동 평가 인증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관련 조사나 연구를 통해 CCM 인증 기업의 성과와 ESG 경영 평가 간의 상호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과물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소비자후생의 개념이 ESG의 구성과 평가에 좀 더 다면적으로 반영되고 소비자 후생의 측면에서 CCM과 ESG가 접목될 가능성과 합리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노력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ESG의 구성 요소들을 더욱 깊게 살펴보면 소비자후생은 S 부문의 소비자 부문뿐 아니라 E(환경)와 G(지배구조)에도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 세부적인 평가 항목의 구성이나 측정에 따라 다소 편차는 있겠지만 이해관계자의 대응이나 공정성 등이 포함될 수 있는 환경이나 지배구조의 측면에서도 소비자후생의 특성이 반영되거나 소비자후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하고 포괄적인 요인들이 존재할 것이다.
소비자후생의 본질과 ESG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를 통해 ESG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관련 평가에 소비자후생의 특성이 총체적이고 다면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SG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현실 속에서 소비자의 안전과 행복도 함께 증진될 수 있는 소비자지향적인 세상이 펼쳐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