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아프가니스탄 출신 수영선수, 난민팀 기수로 개회식 참석

이란 기수는 리우올림픽 무대 밟았던 양궁 선수
미국은 이라크 파병 여군 스톡웰이 기수로
아프가니스탄 출신 장애인 수영선수 아바스 카리미(24)가 2020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 난민팀(Refugee Paralympic Team) 기수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카리미는 24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 선수단 입장 때 첫 번째로 입장한 난민팀을 이끌었다.

그는 시리아 출신 장애인 곤봉 던지기 선수 알리아 이사(20)와 함께 난민팀의 깃발을 들고 가장 먼저 입장했다.

1997년 1월 양팔 없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난 카리미는 또래 친구들로부터 심한 놀림을 받으며 자랐다. 카리미의 형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카리미를 위해 집 인근에 수영장을 만들어줬고, 카리미는 그 때부터 장애인 수영 선수의 꿈을 키웠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모진 차별을 받던 카리미는 16살 때인 2013년 조국을 떠나 이란과 터키를 거치며 난민 생활을 했다.

이후 어렵게 난민으로 인정받아 미국에 정착했고, 본격적으로 수영의 길에 빠져들었다. 당초 카리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조국인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두 명의 아프가니스탄 대표팀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태권도)와 호사인 라소울리(24·육상)가 도쿄로 가지 못하면서 만남은 무산됐다.

두 선수는 최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대회 참가가 어려워졌다. 이날 개회식에선 선수단 없이 아프가니스탄 국기만 자원봉사자의 손에 들려 입장했다.

카리미 외에도 이날 개회식에서 눈에 띈 기수들은 많다.

이란 기수인 여자 양궁선수 자하라 네마티(36)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스포츠 영웅이다.

그는 리우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예선에서 49위에 올라 이란 선수 중 유일하게 본선 무대에 섰다.

리우 패럴림픽에선 여자 양궁 리커브에서 우승해 패럴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패럴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미국 대표팀 여자 기수로 나선 멀리사 스톡웰(41)은 이라크 전쟁 파병 군인 출신이다.

그는 2004년 4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호송을 하다가 폭탄이 터지면서 왼쪽 다리를 잃었다. 이후 제대한 스톡웰은 장애인 수영 선수로 변신해 2008 베이징 대회부터 패럴림픽 무대를 밟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