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女 대통령, 신체 사이즈로 여성 평가했다가 '뭇매'

공식 석상에서 女 축구선수 겨냥 막말
"외모 때문에 결혼 못한 선수도 있다"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내뱉은 여성 성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REUTERS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사진)이 공식 석상에서 내뱉은 여성 성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하산 대통령은 해안도시 다르에스살람의 영빈관에서 23세 이하 탄자니아 남자 축구 대표팀과 만난 자리에서 "탄자니아 여자 축구선수들은 '납작한 가슴'을 가져서 결혼 상대로 매력이 없다"고 발언했다. 하산 대통령은 "여자 축구선수들이 수차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탄자니아를 자랑스럽게 만들었지만, 외모 때문에 결혼할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만약 여자 축구선수들을 일렬로 세우면, 가슴이 납작한 사람들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면서 "일부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결혼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결혼하지 않았다. 현재상태로는 결혼 생활은 단지 꿈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여성의 신체 사이즈와 결혼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석될만한 여지를 남긴 말로, 해당 발언이 공개되자 비난이 쏟아졌다. 야당인 샤데마당의 캐서린 루지 여성국장은 "여자 축구선수에 대한 사미아 대통령의 발언은 모든 여성에게 굴욕감을 주는 것"이라고 일갈했고, 네티즌들은 "가슴 절벽 발언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결혼 없이 인생이 의미 없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한편, 하산 대통령은 그가 부통령 시절이던 지난 3월 존 마구폴리 대통령이 심장질환으로 급사한 뒤 대통령직을 승계 받고 탄자니아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