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유 엔진오일 수출하면서 합성유로 허위신고한 업체 덜미

중국에 소비세·관세 안 내려는 수입업체와 공모

수입업체와 짜고 광유 엔진오일을 합성유 엔진오일로 위장 수출한 업체 2곳이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5억원 상당의 광유 엔진오일 872t을 합성유 엔진오일로 가장해 수출한 업체 2곳과 각 업체 대표인 중국인 무역업자 2명을 관세법 및 자유무역협정(FTA) 특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공모 관계인 중국 소재 수입업체가 현지에 내야 하는 세금을 탈루할 수 있도록 수출 신고 때 품명을 합성유 엔진오일로 허위기재 하고, 이런 내용의 원산지 증명서도 공급업체로부터 발급받아 수입업체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합성유 엔진오일을 중국으로 수입할 때는 소비세가 붙지 않고 한·중 FTA에 따라 관세도 면제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반면 중국으로 광유 엔진오일을 수입할 때는 1L당 1.52위안의 소비세와 물품 가격의 3.2%에 해당하는 관세를 중국 세무 당국에 내야 한다.

탈세로 비용을 절약한 중국 수입업체는 광유 엔진오일을 정상적인 유통가격보다 10% 이상 싸게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세관은 중국 해관이 한국산 엔진오일 수입업체의 탈세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공조 수사를 통해 수출업자를 특정했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부당 경쟁업체를 적발해 현지 가격경쟁력 저하 등 우리 기업의 피해를 방지하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관세청 품목분류표상 석유·역청유 함유량이 70% 이상이면 광유 엔진오일, 70% 미만이면 합성유 엔진오일에 해당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