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국내 입국 아프간인, 난민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

최종문 외교부 2차관.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의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와 부모 등 380여 명을 국내로 이송한다고 25일 공식 발표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에 점령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한국으로 오는 현지인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 자격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날 오전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e브리핑을 통해 "(국내로 들어올 현지인들이) 현재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진입 중에 있으며, 우리 군수송기를 이용해 26일 중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수년간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외교부 산하 원조기구인 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최 차관은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아프가니스탄 우리 대사관에 신변안전 문제를 호소하며 한국행 지원을 요청해 왔다"며 "정부는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그리고 유사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다른 나라들도 대거 국내이송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8월 이들의 국내수용 방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동안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들의 국내 이송을 준비해왔다. 당초 외국 민간 전세기를 이용해 아프가니스탄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지난 15일 카불이 급격히 탈레반 수중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악화돼 군수송기 3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그간 국회, 종교계 주요 인사들에 대해 아프간 이송 방침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이슬람 종교를 믿는 외국인들이 대거 국내 정착을 위해 입국하는 데 대한 사회적 의견 수렴과 여론 형성을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