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 혹은 기대…신작에 울고 웃은 게임株

신작 실망감…엔씨 15%↓·넷마블 6%↓
신작 트레일러 공개에 펄어비스는 25%↑
기관, 엔씨·넷마블은 팔고 펄어비스·카겜은 사고
펄어비스 신작 '도깨비' / 사진=연합뉴스
게임주가 신작에 울고 웃었다. 신작이 시장 기대치를 부합하지 못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큰폭으로 내린 반면 신작 공개를 앞두고 트레일러를 발표한 펄어비스에는 기대감이 모이며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국내 게임 상장사 빅2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급락하며 펄어비스 등 다른 게임주에 반사효과가 집중됐다고도 봤다.

26일 엔씨소프트는 전거래일 대비 15.29% 내린 70만9000원에, 넷마블은 6.96% 내린 12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넷마블은 25일 신작 모바일게임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엔씨소프트는 이날 자정 MMORPG게임 '블레이드&소울2'를 공개했다. 그러나 두 게임 모두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전작인 '트릭스터M'도 부진한 흥행을 보여 이번 신작에 이목이 집중됐는데,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과금구조 등에서 기존 게임과 큰 차별점이 없다는 시각이 모이면서 주가 하락폭이 컸다. 반면 펄어비스는 전거래일 대비 25.57% 오른 8만7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펄어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도깨비(몬스터)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도깨비(DokeV)'의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출시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트레일러를 접한 게이머 뿐만 아니라 세계 게임업게 관계자들의 찬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올랐다. 게임 '갓오브워' 시리즈 디렉터인 코리 발로그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도깨비의 트레일러를 리트윗하며 "세상에 이 게임 정말 미친 것 같다. 지금 바로 하고 싶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펄어비스의 급등을 두고 신작 기대감도 있지만 '빅2'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동반 급락하면서 반사수혜가 몰린 영향도 있다고 본다. 같은 MMORPG 게임 '오딘'을 서비스 하는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11.2%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란 설명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트릭스터M에 이어 블레이드&소울2를 보면 엔씨소프트는 과도한 과금구조 등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고칠 의지가 없어보인다"며 "엔씨소프트의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펄어비스가 기대를 모을 수 있는 트레일러를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했고, 카카오게임즈가 오른 것 역시 '오딘'이 엔씨소프트의 MMORPG 게임의 대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기관투자자는 이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각각 1337억원, 68억원 순매도했지만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261억원 268억원 순매수했다(오후 3시반 기준). 이날 기관의 순매도 1위가 엔씨소프트였다.

일각에선 시장의 판단이 섣부르다 보기도 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신작은 출시한지 12시간밖에 지나지 않아 성패를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최소 하루 혹은 이번 주말이 지나면서 매출 규모를 가늠할 수 있고 이 경우 우려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