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수중 통신망 기술'로 바닷속 오염 감지

‘분산형 수중관측 제어망’ 활용
SK텔레콤이 호서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바닷속 오염을 실시간 감시하는 시범 연구를 벌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수중통신망을 활용해 ‘수중사물인터넷(IoUT)’ 구현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SK텔레콤의 수중 기지국 기반 통신망을 활용했다. 바닷속에 해양 오염도를 탐지하는 수중 센서노드를 설치하고 이를 수중 기지국에 연결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는 해양 오염을 알아보기 위해 수중 기지국을 활용한 세계 최초 사례다. 연구팀은 지난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부산시 수영구 광안대교 약 4km 전면 해역의 수심 약 30m 지점에 센서를 설치했다. 센서가 해양 오염 정도를 10분 단위로 측정하면 데이터가 수숭 기지국을 거쳐 해상 부이(수중 기지국 컨트롤러)까지 음파 통신으로 전달된다.
SK텔레콤은 부이에 수중통신모뎀을 비롯해 다중 육상통신망 변환 시스템을 탑재했다. 해상 통신 환경에 따라 가장 적합한 통신 방법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부이가 측정 수치를 육지의 수중 데이터 관리 플랫폼으로 보낸다.
SK텔레콤과 호서대 등은 이번 시범 연구가 향후 기존 해수 오염 감지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기관에서 해당 해역 바닷물을 채취한 후 실험실에서 오염도를 분석하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오염여부·오염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번 연구는 수중기지국 기반 수중통신망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호서대가 주관을 맡아 SK텔레콤, 한국원자력연구원, 전자기술연구원, 경북대, 중앙대, 인하대, 상명대, 한양대, 국민대 등이 2015년부터 공동으로 벌이고 있다.

잦은 통신 단절이 발생하는 수중 음파통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고, 수중에서도 육지와 마찬가지로 관측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도록 하는게 목표다.
SK텔레콤은 이번 연구로 수중통신망 개발 기반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연구에 쓰인 수중 데이터관리 플랫폼은 수중 센서와 수중 기지국, 기지국 컨트롤러 위치·구성, 통신상태, 인근 해상 LTE 커버리지 등도 함께 모니터링한다. SK텔레콤의 망설계 최적화 솔루션이 연계돼 있어 망 커버리지를 예측하고 수중망에 연동할 수 있는 해상 영역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시범 연구는 육상과 같은 방식으로 수중통신망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라며 “센서노드가 육상의 중계기 격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수중 기지국 기반 통신망이 수중사물인터넷(IoUT)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 오염 조기 경보 등 각종 해양 재해·환경 감시 △수중 로봇간 통신 △해양플랜트 관리 △쓰나미·해저 지진 등 재난 대응 △어족자원·해양 생태계 모니터링 △수중 항만 방어 체계 구축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합동기술위원회(JTC1) 산하 IoT분야 국제표준 담당 분과인 국제표준화기구(ISO)도 최근 해양·수중 사물인터넷 분야 작업반을 신설하고 이 분야를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했다.윤형식 SK텔레콤 인프라 운용그룹장은 “이번 연구에 적용된 기술들이 오는 2022년 국제표준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며 “민관학이 함께 이뤄낸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수중사물인터넷 시대를 선도하고, ICT를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 등 ESG 경영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