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173) 왜 강소기업이어야 하는가?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일 개최된 제68차 유엔무역개발회의 (이하 UNCTAD)에서 195개국 만장일치로 대한민국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래 개도국을 졸업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한 최초의 국가로 유엔이 공인한 것이다.이제 대한민국은 건국 73년여 만에 산업화, 민주화를 모두 이루고,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등의 주력 산업에서 세계시장을 리드하며,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문화적으로도 선진국이 됐다.

이러한 성과에는 무엇보다 우리 기업들의 많은 노력과 기업가정신이 크게 기여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2020년 중소기업 수출은 2019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고, 올해 1분기에는 진단키트 같은 K-방역 제품의 수출 호조와 비대면 시장흐름에 맞는 온라인 수출의 급성장 등으로 역대 1분기 최고액인 270억 달러를 달성, 우리나라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되었다.따라서 앞으로 경제 발전과 선진국으로서의 확고한 위상 정립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성장과 역할이 중요하지만 더불어 많은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시켜 나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여기서 강소기업은 '강한 중소기업'으로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특정분야에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작지만 강하고 우량한 중소기업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강소기업 육성이 왜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첫째, 강소기업이 많아져야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고 사회가 안정되기 때문이다.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숫자가 전체의 99%, 중소기업 종사자는 83%를 차지하지만, 이들의 소득은 대기업의 50% 수준이다. 즉, 임금격차가 빈부격차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에 강소기업이 많은 독일, 미국, 일본 등은 대기업과 강소기업의 임금격차가 적고, 중산층이 두터워 사회가 안정되어 있다.

둘째, 강소기업이 많아져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취업율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경쟁력이나 급여수준이 대기업에 비해 너무 낮기 때문에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을 기피하게 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매출.수익을 높여 임금이나 직원 복지를 대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일자리 창출이나 취업율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세째, 강소기업이 많아져야 출산율도 높아진다. 출산율이 낮은 것은 젊은층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양육비 부담 등의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강소기업이 많아지면 취업율이 늘어나고, 취업으로 생활이 안정되면 결혼율도 증가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출산율도 높아질 수 있게 된다.네째, 강소기업이 많아지면 가계부채도 줄여나갈 수 있다. 가계부채 증가요인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소득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이 강소기업으로 성장, 매출과 수익이 늘어나야 스스로 종업원의 소득을 높여줄 수 있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계부채도 줄여나갈 수 있게 된다.

다섯째, 강소기업이 많아지면 벤처창업이 활발해지고, 벤처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면 다시 강소기업이 많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즉, 차별력있는 벤처창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강소기업 성공사례가 많아지면 취업보다는 창업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M&A시장도 크게 활성화되어 또다른 창업과 고용이 함께 증가하게 된다.

여섯째, 강소기업이 많아져야 지역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지방에 강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이전시켜 인구의 지방 정착을 유도하고,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은 산학연계 방식으로 강소기업으로 육성해 나가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절대다수의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해야만 빈부격차 해소, 일자리 창출, 취업율, 출산율, 가계부채, 벤처창업, 지역균형 발전 등 우리 경제가 갖고있는 대부분의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이번에 진입한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다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한경닷컴 The Lifeist>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