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과 예술은 通한다…4층은 아트 뮤지엄

각층 현대미술 작품으로 채워져
명품 브랜드와 예술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공통점이 있다. 루이비통도 예외는 아니다.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이뤄진 루이비통 메종 서울의 꼭대기 층인 4층에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바로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이라는 이름의 전시 공간이다.

2019년 개관 당시 예술계와 루이비통의 오랜 협업의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실존주의 조각가’로 알려진 스위스 작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작품 8점을 전시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구상 예술과 추상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방대한 작품을 선보인 독일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4900가지의 색채’를 전시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무료로 시민들에게 전시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매장을 더 넓혀도 되는 곳에 루이비통은 과감히 공공성을 지닌 공간을 조성했다. 더 많은 대중에게 작품 관람 기회를 제공해 예술과 소통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세계적인 미술 작품에 대한 국제적 접근성을 높이려는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의 이념을 반영한 공간이다.

4층뿐만이 아니다. 루이비통 메종 서울의 각층에선 마크 하겐, 마르셀로 로 귀다이스, 브랜든 스미스, 루이지 매놀피, 마틴 클라인, 안젤름 라일에 이르기까지 여러 현대미술 작가에게 의뢰해 제작한 화려한 색감의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1층엔 제품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루이비통 트렁크가 현대 예술 작품들과 나란히 전시돼 있다. 매장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자 미술관인 셈이다. 건물을 설계한 피터 마리노가 말한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Art is everywhere)!”라는 메시지가 그대로 느껴진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