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들 힘 빠졌나…증시 거래량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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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거래량 작년 1월 이후 최저지난해부터 올초까지 금융투자 시장엔 유동성이 넘쳐흘렀다. 주가뿐 아니라 암호화폐, 부동산까지 모든 자산이 급등하던 시기였다.
개인 매수로 3100선 사수했지만
금리인상·대출 규제 등 악재
'위드 코로나'로 경제재개 해야
외국인 자금 다시 유입 될 것
증시 분위기는 이달 들어 급변하고 있다. 연내 미국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렸다. 시중은행들은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작했다. 유동성을 조달할 창구는 하나둘씩 닫히고 있다. 증시를 끌어올릴 외국인도 돌아올 기미가 없다. 주식투자 열기를 재는 척도인 거래량은 급감했다.
반 토막 난 거래량
코스피지수는 26일 0.58% 하락한 3128.53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26일) 하루평균 거래량은 19억6000만 주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증시도 활력을 잃었던 지난해 1월(16억6200만 주) 이후 최저치다. 올 들어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2월(45억8100만 주) 대비 57.21% 급락했다. 이달 들어 20억 주를 웃돌던 하루 거래량은 20일부터 5거래일 연속 10억 주대로 내려앉았다.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증시가 단기 바닥을 찍고 우상향하기 전 저점을 보인 날엔 거래량이 상당히 늘어난다”며 “최근 급감한 거래량은 지난 1월과 같은 증시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일종의 사인”이라고 말했다.특히 개인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2월 한 달 거래량이 1500억4700만 주에 달했던 개인의 거래량은 이달 들어 602억2600만 주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에 드리운 각종 악재가 개인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고 진단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테이퍼링은 미국과 한국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신흥국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도 외국인 이탈을 자극하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외국인의 신흥국 엑소더스가 지난해 강세장만 경험했던 개인투자자를 크게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잔뜩 위축된 개미
매수세만큼이나 매도세가 크게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이달 개인 매도량은 300억5300만 주로 2월 대비 59.83% 감소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은 하락장에서 사고, 상승장에서 매도하는 매매 패턴을 보인다”며 “차마 손절매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내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도 최근 거래량이 급감한 원인 중 하나다. 시중 금리도 상승세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투자자들의 관망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센터장은 “이번주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없더라도 시장의 시선은 바로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증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두 가지 중 하나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첫 번째는 대출 규제가 완화되는 것이다. 사실상 단기간엔 불가능한 일이다. 나머지 하나는 외국인 유입세로 기대 수익률이 올라가는 일이다. 단기적으로 가능한 모멘텀은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공존)’에 대한 시그널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경제 활동을 재개했지만 한국은 점점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있다”며 “확진자 수보다는 경제 개방에 대한 태도가 외국인 유입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위드 코로나 선언 이 외국인 유입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