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5만명에 월세 20만원씩 준다…석달새 4번째 '퍼주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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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년정책 총망라문재인 정부가 청년층 지원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6월엔 청년 전세임대주택 5000가구 추가 공급안을 내놓았고, 7월엔 ‘한국판 뉴딜 2.0’을 통해 저소득층 청년이 저축하면 정부가 저축액의 1~3배 자금을 직접 매칭해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달 24일에도 당정협의를 열어 청년의 무이자 월세 대출 확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대선 앞두고 20代 표심 사려는 의도"
월소득 120만원 이하 대상
대출 지원 아닌 현금 쏴주기로
청년층 주거안정 돕겠다지만
임대료 상승 부추길라 우려
정부가 26일 내놓은 청년특별대책엔 정부가 이제껏 발표해온 이전 청년 대책들이 총망라돼 있다. 이전 대책과 함께 국가장학금 지급액 인상 등 강화된 현금성 지원안들도 추가됐다. 이번 특별대책이 현 정부의 마지막해 청년 정책을 집대성한 요약본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에 등 돌린 20대 표심을 사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선거 앞두고 현금 지원 늘려
이날 발표된 청년특별대책은 교육·주거·일자리·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금성 지원이 강화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정부는 청년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15만2000명의 무주택 청년에게 월세 20만원을 최대 1년간 지원할 방침이다. 가구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이거나 청년의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인 경우에 지급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월세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월세를 직접 지원하는 사업과는 별도로 월세를 무이자로 정부가 대출해주는 프로그램도 내년에 도입된다. 현행 보증부 월세대출 프로그램은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연 1.0%의 낮은 이자율로 최대 40만원까지 빌려준다. 이번 대책으로 내년엔 연소득 5000만원 이하라면 20만원까지 무이자로 빌릴 수 있고, 추가적으로 최대 30만원까지 1.0%의 이자로 월세를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격차 해소에 방점”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돕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수십만원 수준의 현금성 지원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없고, 재정 문제로 지속 가능하지도 않기 때문이다.정부도 이날 대책에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포함했지만, 일자리 정책 대부분이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정부가 이날 새로 발표한 일자리 대책의 핵심은 ‘일자리도약 장려금’ 신설이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될 일자리도약 장려금 사업은 중소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기업에 연 최대 960만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총 14만 명의 취업을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또 청년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연소득 2400만원 이하의 청년이 ‘청년내일저축계좌’를 개설해 월 10만원 한도로 3년간 저축하면 정부도 10만원씩 매칭해 3년 후 총 720만원 이상을 목돈으로 마련해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청년은 정부가 30만원씩 매칭해줘 3년 후 144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준다. 군 복무 중인 장병도 ‘장병내일준비적금’을 통해 매달 4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마지막에 250만원을 얹어줘 총 1000만원 정도의 목돈을 만들어줄 방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청년세대 격차 해소에 방점을 두고 교육과 주거, 복지 등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두텁고 넓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청년 도우려다 부동산 시장 왜곡”
현금성 지원을 늘린 정부의 이번 특별대책이 부동산 시장 불안 등 각종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에 월세를 직접 지원하면 월세 수요가 늘어 임대료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건전성은 생각하지 않고 세금을 지나치게 정략적으로 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 자체를 구매할 수조차 없이 올려놓고 월세 조금 쥐여준다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것보다 청년이 노력하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