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태 캠시스 대표 "캠시스, 초소형 전기차 압도적 1위 지킬 것"

삼성 카메라 모듈 공급하다
1~2인승 전기차로 사업 확장

보조금 받으면 대당 600만원
국내 소형 전기차 50% 점유
"미니 전기트럭 시장도 공략"
박영태 캠시스 대표가 전남 영광공장에서 초소형 전기차 ‘쎄보’를 소개하고 있다. 캠시스 제공
“자회사 쎄보모빌리티가 초소형 전기차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휴대폰 카메라 모듈 전문기업 캠시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올라서고 있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 겸 쎄보모빌리티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 판매가 지금 같은 성장세를 보이면 조만간 연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로 급성장

캠시스는 1993년 1월 설립된 중견 제조업체다. 2002년부터 삼성전자 휴대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했다. 2011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의 전면과 후면에 각각 1개의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면서 급성장을 거듭했다.

캠시스의 카메라 모듈은 지금도 전량 삼성전자에 들어간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Z폴드3와 Z플립3에도 캠시스의 카메라 모듈이 쓰인다. 작년 매출 8668억원에 영업이익은 113억원을 기록했다.

박 대표가 캠시스에 합류한 건 2012년이다. 쌍용차 사장을 지낸 박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카메라 모듈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전장 사업을 검토하다가 전기차 제조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전기차가 미래 대세가 될 것으로 판단했고, 내연기관차에 비해 투자 규모도 작아 중견기업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캠시스는 2019년 신제품 ‘쎄보’를 시장에 내놓으며 처음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다. 초소형 전기차는 차량 무게 600㎏ 이하, 시속 80㎞ 이하의 1·2인승을 말한다. 캠시스는 쎄보의 디자인부터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중국 제조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하고 있다. 쎄보 출고 가격은 대당 1500만원 선이다. 보조금을 지원받아 600만원대면 구입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생산지가 중국이기는 하지만 핵심 지식재산권(IP)을 캠시스가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협력사와 현지 법인에 본사 직원을 파견해 다른 중소 제조업체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초소형 전기차 절대강자로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는 전기차 시장과 달리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캠시스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 시장 규모가 국내 기준 연간 4000대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은 데다 가격도 저렴해 대형업체들이 달려들기에 한계가 있는 틈새시장이기 때문이다.박 대표는 “지난 5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캠시스는 초소형 전기차 기준 법규에 맞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캠시스는 초소형 전기차 외에 다양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4월 쎄보모빌리티를 물적 분할했다. 쎄보모빌리티가 초소형 전기차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박 대표는 초소형 전기트럭 개발을 구상 중이다. 그는 “0.5t, 0.8t 전기트럭을 개발하면 대형 아파트 단지 내 택배 수요 같은 근거리 배달용 차량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아울러 차량공유 구독경제 시스템도 시범 운영 중이다. 사용자가 일정 금액을 내면 쎄보모빌리티의 초소형 전기차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