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에 실적까지 받쳐주는 장강실업

[애널리스트 칼럼]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
장강실업(CK Hutchison Holdings)는 약 50개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세계적인 투자형 지주회사로 홍콩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사업 부문은 크게 항만 및 관련 서비스, 리테일, 인프라, 통신, 금융 및 기타로 나뉘어진다. 시가총액 기준 홍콩거래소 상장 기업 중 10위이며, 경기방어적인 인프라/통신/항만 사업과 경기순환적인 리테일 등 사업을 통해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장강실업의 사업 부문별 매출비중은 2020년 기준으로 리테일 사업이 40%, 통신 사업이 24%로 이 두 부문이 전체의 약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익(EBITDA) 기준으로 살펴보면 통신이 36%, 인프라가 31%의 기여도를 차지한 반면, 리테일은 15%에 불과하다. 이처럼 장강실업은 통신, 인프라 부문과 같은 경기방어적 사업에서 대부분의 이익이 창출되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장강실업은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국적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사업의 지역성 역시 중요하다. EBITDA 기준으로 유럽 비중이 약 62%로 높은 노출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본토 비중은 8%로 낮다. 따라서 장강실업은 중국의 규제 관련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가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영국 파운드 및 유로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 받을 가능성이 높은 구조 또한 갖고 있으며 이는 환율 환경에 따라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강실업에서 눈 여겨 보아야 할 포인트는 경기순환적 사업 부문인 리테일 부문의 회복 지속 여부, 유럽 지역 통신타워 매각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및 재무구조 강화, 밸류에이션 메리트 및 높은 배당수익률로 세 가지이다. 코로나19로 크게 실적이 감소했던 리테일 사업은 매장 영업 재개 및 우호적인 환율에 힘입어 2021년 상반기에는 홍콩달러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12%, 66% 증가하는 등 회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20년 말 오스트리아, 덴마크, 아일랜드 지역 통신타워 매각을 완료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스웨덴, 이탈리아 지역 통신타워 매각까지 완료하는 등 총 1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경영진에 따르면, 매각대금은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 강화와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실제로, 장강실업의 순부채비율은 2021년 상반기 말 기준 19.9%로 전년 동기 대비 5.2%p 낮아졌으며, 상반기 배당금 규모도 크게 늘었다.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로 예정된 영국 지역 타워 매각이 완료되면 주주가치 제고 및 재무구조 강화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판단된다.

장강실업은 실적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지닌 배당주이다. 2021년 상반기에는 전년도 코로나19 기저 효과를 바탕으로 리테일 사업, 항만 및 관련서비스 사업이 실적 회복을 주도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3% 성장했다. 그러나, 8월 현재 장강실업의 주가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 대비 약 20% 낮은 수준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주회사, 복합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실적 회복에 불구하고 과거만큼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장강실업은 최근 5년 동안 평균 3홍콩달러의 주당배당금을 매년 지급했으며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된 2020년에도 2.3홍콩달러의 주당배당금을 지급했다. 상반기 주당배당금은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한 0.8홍콩달러였으며, 실적 회복과 자산매각 등에 따른 연간 배당 지급의 30% 증가를 가정할 경우(3홍콩달러),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5.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