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뉴욕증시…"잭슨홀보다 다음주 고용지표 주목"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27일 파월 연설…"테이퍼링 발표 안할 듯"
다음주 나올 8월 일자리·실업률이 긴축 좌우

S&P500 지수, 올해만 51번째 신고가 기록
미국 뉴욕증시의 상승세가 거침 없습니다. 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부터 연말까지 두 배 가까이 뛰었던 주요 지수가 올해 더 오르고 있습니다. 큰 조정도 없습니다.

미 500대 기업 주가를 모아놓은 S&P500 지수는 25일(현지시간)에도 0.22% 올랐습니다. 올 들어 벌써 51번째 최고가 기록 경신입니다. 전날 나스닥이 1971년 출범 후 처음으로 1만5000 고지를 밟았는데, 이날 S&P500은 장중 4500선을 처음 터치했습니다.금주 말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미 중앙은행(Fed)의 조기 긴축 우려가 나왔지만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더 큰 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이날 연 1.35%로, 전날 대비 0.06%포인트 오른 것도 경기 회복 기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

▶ 미 증시 상승세를 보면 서학 개미들은 흐뭇할 듯한데요, 월가에서는 최근와 같은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을 전망하고 있죠?


웰스파고증권은 S&P500의 연말 목표가를 지금보다 7~8% 높은 4825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기업들의 주당순이익이 많이 늘었는데 이런 추세가 꺾일 조짐이 없다는 겁니다. 금융정보 업체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금까지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S&P500 기업의 87%가 ‘깜짝 실적’을 내놨습니다. 역대 최고 비중입니다.펀드스트랫이란 자문사의 톰 리 창업자도 증시가 추가 랠리를 펼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Fed의 긴축 기조가 다소 누그러졌고, 코로나 사태 역시 조만간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에너지와 소비재 등이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증시 강세의 배경으로는 미 정부 및 Fed의 ‘무제한 돈 풀기’, 주식 대체재인 채권의 낮은 수익률, 백신 공급에 따른 경제 재개 자신감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미 정부는 팬데믹 직후부터 세 차례에 걸쳐 5조~6조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내놨고, Fed 역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테이퍼링이 완료될 때까지는 이런 통화 팽창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서학 개미들에게 ‘돈나무 누나,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우드 CEO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지난달 중순 이후 중국 주식을 매도했다가 다시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현지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요?

현재 활동하는 펀드매니저 중에서 캐시 우드가 한국 투자자들에는 가장 익숙한 이름일텐데요, 올 들어 수익률이 나빠지면서 그가 굴리는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유출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습니다.중국 당국이 자국 정보기술(IT)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규제책을 내놓자 알리바바 등을 적극 매도했던 우드 CEO가 또 한 번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이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직후 이 회사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겁니다. 덕분에 징둥닷컴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1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핀둬둬 등 다른 중국 IT 기업 주식도 사들였습니다.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은 지난 1년간 큰 조정없이 상승해왔다.
중국의 IT 기업들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노출된 위험보다 주가가 더 많이 떨어졌다는 게 우드 CEO의 판단입니다. 다만 중국 기업에 대해서도 이원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물류나 농식품 부문에선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알리바바 등 당국에 미운 털이 박힌 곳이나 보험 쪽엔 거리를 두고 있는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중국 당국의 추가 규제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일부 기업들의 뛰어난 성장성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끝으로 투자자들이 알아둘 주요 일정과 이벤트로 마무리 부탁드립니다.

단기적으로 가장 큰 변수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입니다. 이날 테이퍼링 일정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긴축 관련 추가 힌트를 주거나, 경기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 시장이 반응할 수 있습니다.

당분간은 델타 변이 확산 추이와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계속 주시해야 합니다. 국채 금리의 변동 폭이 커지면 주가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다음주 일정 중에서 주목할 건 8월의 고용 지표입니다. 한주동안 ADP 민간고용 보고서부터 비농업 일자리 수, 실업률까지 순차적으로 발표됩니다. 전달처럼 고용 회복세가 완연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예상대로 9월 FOMC 회의 때 테이퍼링 일정이 나오고, 11월께부터 채권 매입앱을 실제로 줄여나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다음주 2분기 실적을 내놓는 기업으로는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업체인 줌과 브로드컴 등이 있습니다.

<다음주 주요 경제·실적 발표 일정>

30일(월) 기업실업: 줌

31일(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6월, 전달은 16.6%) /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8월, 전달은 129.1) /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8월, 전달은 73.4)

9월 1일(수) ADP 민간고용 보고서(8월, 전달은 32만9000명) / ISM 제조업지수(8월, 전달은 59.5%) / 건설지출(7월, 전달은 0.1%) / 자동차판매(8월, 전달은 1480만 대) / 기업실적: 츄이

2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무역수지(7월, 전달은 -757억달러) / 2분기 생산성(전달은 2.3%) / 기업실적: 브로드컴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 시에나 커크랜드3일(금) 비농업 일자리 수(8월, 전달은 94만3000개) / 실업률(8월, 전달은 5.4%) / ISM 서비스업지수(8월, 전달은 64.1%)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