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영 선생 6형제, 박찬호·박세리와 손잡는다

남양주 역사체험관에 상징 조형물 '빛을 잇는 손' 설치
경기 남양주시는 역사체험관 '리멤버(REMEMBER) 1910' 미디어 홀에 상징 조형물 '빛을 잇는 손'을 설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조형물은 독립운동가인 영석 이석영 선생 6형제와 21세기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 6명이 손을 마주 잡는 형상이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소통'을 상징한다.

남양주시는 조형물 제작에 참여할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이종찬 전 국정원장, 원혜영 전 국회의원, 성악가 조수미, 야구와 골프 '전설' 박찬호·박세리 등 5명을 선정했다.

여기에 21세기를 이끌어 갈 어린이의 손을 더했다. 이 전 원장은 이석영 선생 6형제 중 넷째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이자 우당 교육문화재단 대표를 맡고 있다.

이석영 선생은 직계 후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손녀가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원 전 의원은 풀무원 창업자이며, 풀무원은 사회공헌을 인정받아 2019년 우당 교육문화재단의 제1회 우당상·영석상 시상식에서 영석상을 받았다.
이석영 선생은 동생인 이회영 선생이나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과 달리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석영 선생은 일제에 강제로 국권을 강탈당한 1910년 형제들과 중국으로 떠나면서 화도읍 일대 땅을 모두 팔아 항일무장투쟁의 요람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다.

이 땅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최소 2조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이석영 선생은 일제의 지명수배 탓에 여러 도시로 피신하며 빈곤하게 생활하다가 상하이에서 80세 나이로 쓸쓸하게 생을 마감,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가족들도 일제에 몰살당해 묘지는 방치됐으며 이후 이 일대가 개발돼 이석영 선생의 유해는 찾을 수 없다.

남양주시는 이석영 선생을 기억하고자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고종과 명성황후가 잠든 홍릉 앞에 '이석영 광장'을 조성했다.

광장 지하에는 일제 강점기 역사를 기록한 '리멤버 1910'을 건립, 안중근 의사가 111년 전 순국한 날인 지난 3월 26일 문 열었다.

내부에는 친일파를 재판하고 단죄하는 역사 법정과 감옥 등을 설치했으며 시민들이 평소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조형물 '빛을 잇는 손'은 29일 공개된다.

당초 제막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행사를 취소하고 조광한 시장이 이 전 원장, 원 전 의원 등과 함께 조형물을 관람하기로 했다. 조 시장은 "신흥무관학교가 광복군의 산실이었듯 이석영 광장과 리멤버 1910은 역사를 되새기며 미래의 희망을 품는 교육 현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