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구독·ESS…피엠그로우 '2차전지 플랫폼' 성장 가속

포항에 재사용 배터리팩 공장
데이터 기반 ESS사업 본격화
전기버스 리스 등 비즈모델 구축

"올 매출 150억…2023년 상장
2차전지 서비스 新시장 개척할것"
박재홍 피엠그로우 대표가 포항 공장에서 전기버스에서 회수한 배터리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2차전지 산업이 경북의 새로운 대표 산업으로 부상한 가운데 2차전지 제조뿐만 아니라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며 2차전지 플랫폼 기업으로 고성장하는 기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포항블루밸리산업단지에 3300㎡ 공장을 준공한 피엠그로우(대표 박재홍)다.

2011년 설립된 이 회사는 배터리 제조 판매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스, 재활용과 관련된 서비스 전반을 일컫는 BaaS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는 플랫폼 기업이다.피엠그로우는 세계 최초, 국내 최초 타이틀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경기 김포시의 버스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버스회사들은 피엠그로우에서 리스한 배터리로 버스 구매비용을 절감했다. 피엠그로우는 2017년 재사용된 배터리로 현대제철에 국내 처음으로 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하는 등 ESS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는 경북의 차세대배터리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실증특례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올해 6월 완공된 피엠그로우의 포항공장에는 전기버스에서 회수한 대형 배터리팩이 보관돼 있다. 이 배터리들은 생산된 이후 모든 이력과 데이터가 관리된 것들이다.

피엠그로우는 7월 현재 1446만㎞의 전기차 운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재활용된 배터리로 조성한 ESS를 여덟 개 구축했다. 모두 국내 최대 기록이다. 90여대 전기버스의 배터리를 리스해 관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제조와 관련된 산업이 관 심사로 떠올랐지만 2차전지 서비스 분야에서 더 큰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박 대표는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 비용의 40%, 전기버스는 3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포스텍 1기생으로 포스텍 기업모임 회장과 한국전기차산업협회장도 맡고 있는 박 대표는 “전기자동차 보급이 확산되면서 보험, 정비, 중고차 시장 등에서 배터리와 관련된 많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데이터의 중요성을 미리 알고 데이터를 축적, 분석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왔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전기차는 배터리 비중이 높아 사용자와 버스 택시회사들이 전기차의 친환경성과 연료비 절감에 따른 장점을 알면서도 구입에 부담을 느끼고 보험사 및 중고차사업자들도 전기차 거래를 회피하거나 깜깜이 상태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배터리 상태와 이력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굳이 비싼 배터리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보험, 정비, 중고차 등 많은 서비스 시장이 창출돼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백 대표가 창립 초기부터 데이터를 중요시해 온 이유다.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한 만큼 회사의 성장세도 빠르다. 지난해 9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회사는 올해 150억원, 내년 250억원,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은 50명이다. 박 대표는 “배터리 구독(리스&케어)자가 3만 명만 돼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 분야가 제조뿐만 아니라 콘텐츠 등 서비스산업의 규모가 더 커진 것을 보고 배터리산업의 미래를 예상했다”며 “2차전지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선점한 경상북도와 포항이 서비스산업에서 앞서가면 지방에서도 많은 비즈니스를 만들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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