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울먹이며 부친 편지 공개…父 "못난 애비탓"

尹 "이혼 후 부모 품으로 안 돌아갔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중 부친의 세종시 땅 매입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정면 반박하면서 두 장짜리 편지를 공개했다.부친 윤홍(85) 씨가 자필로 적은 편지였다.

윤 씨는 2016년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의 논 1만871㎡(약 3천300평)를 사들였으며, 국민권익위원회는 여기에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있다는 전수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윤희숙 의원 애비('아비'의 오기) 되는 사람입니다"라는 자기소개로 운을 뗀 윤 씨는 "평범한 노년을 살면서 황혼을 준비한 일이 이렇게 큰 평지풍파를 일으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그는 "출가외인인 딸자식에게 이렇게 큰 상처를 주게 되어 애비 된 마음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진다"며 "딸자식이 못난 애비 때문에 숱한 모욕을 겪으면서도 자식 된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데, 애비 된 자가 어찌 애비 된 도리를 다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문제가 된 농지는 매각이 되는 대로 그 이익은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부디 저의 마음을 너그러이 살피시어 제 딸자식이 아니라 모두 이 못난 애비 탓이라 여겨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편지를 맺었다.윤 의원은 부친 편지를 읽어 내려가면서 감정이 복받친 듯 울먹였다.

그는 "이혼 후에 부모님께 너무나 죄송했고, 부모님 품으로 돌아갈 수 없어 혼자 살며 공부와 일에 매진했다.

부모님께 저는 지금도 속상하게 만드는 철부지 딸일 뿐"이라며 "'농사지으려 했는데, 이럴 수도 있겠다는 욕심이 나더라'는 아버님 인터뷰를 보며 내가 부모님을 너무나 몰랐구나, 너무 멀리 있었구나, 자괴감도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