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라켓 물고 서브…양팔 없는 탁구선수의 인간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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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라켓 물고 발로 공을 띄워 서브 넣어도쿄 패럴림픽 탁구 종목에 출전한 한 선수가 두 팔이 없지만, 서브를 넣는다. 주인공은 이집트의 장애인 탁구 국가대표 이브라힘 하마투(48).
그는 두 팔이 없어 라켓의 손잡이를 입으로 물고 공을 친다. 하마투는 목과 머리를 써서 스매시도 한다. 서브는 오른발로 공을 띄운 후 넣는다. 하마투는 탁구 경기를 나설 때 왼발엔 신발을 신지만, 오른발엔 발가락을 드러낸 채 경기에 임한다.하마투는 10살 때 기차 사고로 양팔을 잃었다. 기차를 타고 가다 누군가에게 떠밀리면서 밖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 사고로 두 팔의 팔꿈치 아래를 잃었다. 해당 사고가 난 뒤 좌절에 빠져 집에만 틀어박혔던 하마투를 세상 밖으로 꺼낸 건 그의 탁구 코치인 호사멜딘 엘슈브리였다.
탁구를 배우기로 한 하마투는 처음에 오른팔 밑동에 라켓을 끼웠지만 원활하게 움직일 수 없었다. 결국 하마투는 탁구 라켓을 입에 물었고, 자신의 목이 팔 만큼이나 튼튼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대해 하마투는 "입으로 탁구 하는 걸 배우는 데는 3년이나 걸렸다"며 밝혔다.
공이 날아오는 건 입으로 받을 수 있지만, 서브를 넣는 건 하마투에게 큰 어려움이었다. 결국 하마투는 오른발로 서브 넣는 걸 필사적으로 연습했다.하마투는 지난 25일 남자 단식 E조 첫판에서 한국의 박홍규에게 0대3(6-11 4-11 9-11)으로 패했다. 인간승리를 보여준 하마투는 "내 경기력에 만족한다. 패럴림픽에 참가해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