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치 않는 자기다움…일등 상품은 달랐다

한국소비자포럼·한경 주관
'2021 올해의 브랜드 대상'
Getty Images Bank
20세기 최고의 거장으로 꼽히는 천재화가 파블로 피카소. 그리고 180년이라는 시간 동안 명품 중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를 지켜온 에르메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 속에서도 오랜 시간 꾸준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경영석학 짐 콜린스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변하지 않는 것’에서 찾았다.

후기인상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끊임없이 화풍을 바꾸며 자신이 만든 양식마저 무너뜨리는 혁신을 이어갔던 피카소에게는 결코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었다. ‘보이는 것, 그 너머의 본질을 담겠다’는 그의 철학이다. 르네상스 미술의 전통을 파괴했다는 평론가들의 비난, 낯설고 괴이한 작품이라는 동료 화가들의 조롱에도 그의 철학은 절대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피카소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로 불리고 있다.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는 1837년 안장과 마구용품을 만드는 공방으로 시작했다. 이후 자동차의 등장으로 마구용품 산업이 존폐기로에 섰을 때 에르메스는 여행용 가방부터 스카프, 주얼리, 시계 등 새로운 제품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도전과 변화 속에서도 에르메스의 가치, 장인정신은 변하지 않았다. ‘Some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시대의 변화에도 장인정신이라는 가치를 지킨 에르메스는 그렇게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명품 중의 명품이 되었다.

이처럼 변치 않는 자기다움으로 사랑받은 2021년 대한민국 최고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하는 2021 올해의 브랜드 대상은 변하지 않는 것(Somethings never change)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올 한 해 최고의 브랜드를 찾기 위한 대국민 소비자 투표를 진행했다.

2021년을 빛낸 올해의 브랜드, 어떻게 선정했나

2021 올해의 브랜드 대상은 브랜드 기초조사와 광범위한 소비자 투표, 전문가들의 평가 및 심의를 진행해 선정했다.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와 한국소비자포럼은 ICT, 가전, 건강, 교육, 금융, 쇼핑, 외식, 식품 등 13개 산업군 1859개 브랜드를 1차 선별했다. 이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난 6월 21일부터 7월 4일까지 14일간 홈페이지, 모바일, 전화설문을 통해 대국민 소비자 투표를 진행했다. 19회를 맞은 이번 투표에는 61만395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또한 한국소비자포럼은 중국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를 선정했고 현지 언론과 협업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 6월 19일부터 6월 30일까지 인민일보 인민망 홈페이지에서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를 뽑기 위한 중국 소비자 투표를 진행했다. 153만6201명이 현지 투표에 참여했으며 투표 건수는 1226만2828건에 달했다. 수상 브랜드는 중국 인민일보 인민망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2021 올해의 브랜드 대상은?

레모나는 비타민제제 부문 16년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 1983년 출시된 이후 대한민국 대표 비타민 브랜드의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레모나는 최근 카카오프렌즈, 하이트진로, 오리온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삼육두유는 15년 연속으로 두유 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최근에는 농촌진흥청과 공동 특허 출원한 볶은 귀리 페이스트가 함유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꾸준하게 국내 두유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에스트라는 병원화장품 부문에서 6년 연속, 더마보습케어 부문에서는 2년 연속 1위에 빛났다. 마스크 착용시간이 길어지면서 피부 고민이 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피부 솔루션뿐만 아니라 보습효과까지 제공하며 화장품 업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18년 연속 학생복 부문 1위를 차지한 아이비클럽은 활동량이 많은 학생들을 위한 편안한 기능성을 갖춘 고품질 원단 제품으로 학생복 업계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편의점 부문에서는 세븐일레븐이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세븐일레븐은 친환경 상품,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등 다양한 정책들로 UN 국제 친환경 인증에서 편의점 업계 최초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미세먼지마스크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한 웰킵스는 코로나19 마스크대란 당시 가격동결을 선언하며 소비자들의 건강과 안전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는 착한 기업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가전렌탈서비스 부문에는 현대큐밍이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시장이 커지면서 현대큐밍은 사용자가 직접 렌탈제품을 관리할 수 있는 셀프케어 제품으로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유산균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여에스더 유산균은 캡슐 유산균 브랜드 중 국내 최초로 누적 판매 1000만 병을 돌파하며 소비자들에게 크게 호평받고 있다.

시멘트 부문에서는 한일시멘트가 2년 연속 1위의 쾌거를 이뤘다. 업계 최초 환경부가 지정하는 녹색기업으로 선정된 한일시멘트는 고품질에 친환경 우수성까지 갖추며 국내 시멘트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제모기 부문에서는 유라이크가 대상을 차지했다. 유라이크는 사용자의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제모기기에 프리미엄 기술인 쿨링 기능을 탑재하여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관절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된 관절연골엔 우슬 조인트100은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효능의 제품을 선보여 글로벌 특허를 받는 등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중국 현지투표에서는 제이준코스메틱이 5년 연속 올해의 마스크팩 브랜드로 뽑혔다. 화장품 주 소비층인 중국 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취향과 성향을 반영한 마스크팩 2종을 리뉴얼 출시하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3년 연속 라면 부문 1위로 선정됐다. 불닭볶음면은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광군제와 618 쇼핑축제에서도 라면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며 K-라면 열풍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2년 연속 염모제 부문 1위를 차지한 이지엔은 소비자가 제품 구매 전 어울리는 헤어컬러를 스타일링해볼 수 있는 증강현실 서비스를 제공하며 염모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탈모샴푸 부문에서는 닥터포헤어가 대상을 거머쥐었다. 중국 시장에서 닥터포헤어는 저자극 성분과 편안한 사용감의 제품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소비자포럼 전재호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는 위대한 브랜드에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자기다움이 있다”며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선정된 2021 올해의 브랜드 역시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핵심가치와 존재 이유를 지키며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