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과 친분 있던 여배우, 중국 떠났나…출연작 줄줄이 삭제

'황제의 딸' 출연, 국내에서도 유명한 조미
프랑스로 도피, 대만 언론 전해

20년 전 욱일기 드레스 뒤늦게 주목
알리바바 마윈과 친분, 中 당국 조치 영향 추측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배우 자오웨이/사진=자오웨이 텀블러
중국 유명 여배우 자오웨이(趙薇·조미)의 도피설이 불거졌다.

29일 대만 언론 자유시보 등은 자오웨이가 지난 27일 오전 2시 20분쯤 프랑스 남부의 보르도 공항에 전세기를 타고 도착했다는 소식이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오웨이던 공항 도착 후 대기하던 자동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가 현지 와인 농장으로 향했는데, 이 농장에는 남편 황유룽(黃有龍)과 자식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이 농장은 자오웨이가 과거 매입한 와인 농장 4곳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내용의 진위에 대해선 매체들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7일엔 지무(極目)뉴스 등 중국 언론들은 자오웨이가 온라인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오웨이는 드라마 '황제의 딸'과 영화 '적벽대전', '소림축구' 등에 출연하며 국내에서도 알려졌던 인물. '윤식당' 표절 의혹을 빚었던 중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중찬팅'(中餐厅)에 윤여정 역할과 같은 '사장' 역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부터 자오웨이의 작품이 온라인에서 검색되지 않았다. "관련 법규·정책에 따라 결과를 표시하지 않음", "관련 동영상을 찾을 수 없음”이라는 문구와 함께 차단됐다. 동영상 사이트 관계자들은 "자오웨이 작품을 삭제하라는 임시 통지를 받았다"며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자오웨이가 온라인에서 완벽하게 지워진 것에 대해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2001년 자오웨이가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영화에 출연한 과거 사진이 뒤늦게 논란이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20년 전에 한 일 때문에 이제 와서 조치가 내려졌다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홍콩 매체들은 "자오웨이 부부의 금융 비리 혐의 때문일 가능성이 놓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해 중국 당국의 규제를 공개 석상에 언급하며 '미운털'이 밖인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마윈(馬雲)과 친분 또한 자오웨이에 대한 조치에 영향을 미쳤으리란 추측이다.
배우 자오웨이(조미)가 최근 중국 온라인 상에서 사라졌다. 자오웨이가 2017년 홍콩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모습. 사진=REUTERS
자오웨이는 2014년 알리바바의 영상사업 자회사인 알리바바픽처스에 약 31억 홍콩달러(약 4655억 원)를 투자해 2015년 44억 홍콩달러(약 6607억 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5년 7월에는 모친의 명의로 마윈의 핀테크 전문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에 6000만 위안(약 108억 원)을 투자했다.

2018년엔 차입금으로 상장사를 인수하려 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된 적이 있다. 30억 위안(약 5417억 원)은 대출받아 상장사 주식 30%를 사들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당국은 자오웨이에게 증권시장 5년 진입 금지 처벌을 하기도 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한 포럼 연설에서 중국 금융 당국의 규제를 '전당포'에 비유하며 공개 비판했다. 이후 중국 당국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마윈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앤트그룹의 경영진이 금융 당국에 소환당해 질책을 받았고, 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 상장 절차는 무기한 연기됐다.

뿐만 아니라 올해 4월 국 당국은 알리바바에 182억 위안(약 3조1630억 원)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유명 음악인인 가오샤오쑹(高曉松)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뮤직 회장의 작품도 동영상 사이트에서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