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대신 11번가 쓰자"…'머지 환불'에 엇갈린 희비

11번가, 일부 소비자에 대해 환불 완료
티몬·위메프·G마켓 "등록 포인트는 환불 불가"
일각서는 '불매 운동' 분위기도 감지

"다른 이커머스 업체가 환불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데 머지포인트 환불해주기로 한 11번가가 도의적인 판단을 잘한 것 같다. 앞으로 환불 안 해주는 업체는 전부 회원 탈퇴하고 11번가만 이용하겠다." (머지포인트 피해자 A씨)

"원래 11번가는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이번 머지포인트 환불 사례를 계기로 회원가입 하고 사용하게 됐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금 당장 회원 탈퇴를 하고 싶지만 일단 환불될 때까지 기다리겠다." (머지포인트 피해자 B씨)

경찰이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온라인쇼핑몰 11번가가 자사몰에서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등록 여부와 관계 없이 환불해주기로 해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티몬, 위메프, G마켓 등 환불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해서는 불매운동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31일 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1번가·티몬·위메프·G마켓 등 머지포인트를 판매했던 업체들의 환불 상황과 관련한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26일 환불 방침을 알린 이후 신청한 일부 소비자에 대해 환불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1번가는 "상품에 하자가 있을 때 이를 인지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는 전자상거래법 규정을 전향적으로 해석했다"며 머지포인트 환불 방침을 밝혔다.

원칙적으로는 미등록 상품에 대한 환불만 가능하나 이달 10일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소비자는 구매 당일 바로 등록했어도 이튿날(11일) 바로 머지 포인트 사용 제휴처가 축소된 상황이라 사용에 제한이 있었다고 보고 전액 환불을 결정했다는 게 11번가의 설명이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를 찾은 가입자들이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다수 이커머스 업체의 '환불 불가 방침'과 대조적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11번가 사례를 근거로 타 업체에도 환불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티몬·위메프·G마켓 등 이커머스 업체는 이미 등록을 마친 머지포인트에 대해서는 환불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머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지난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온라인 오픈마켓 사업자가 입점하는 전자상거래업체의 '신고' '등록' '허가' 등의 정보를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 확인 의무를 위반한 통신판매중개업자에 대해서는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양 의원은 "적법하게 등록되지 않은 머지포인트가 대규모로 발행·유통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유명 이커머스 업체들이 높은 할인율을 내세우며 머지포인트 판매를 중개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은 머지포인트에 대한 인지도나 신뢰가 낮음에도 11번가, 티몬, 위메프, G마켓 등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를 믿고 머지포인트를 구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