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 장기간 굶기고 방치한 친모·외조모에 징역형 구형

검찰 "초범이지만 사안 중대…범죄 사실 외 수시 폭행 추정"
다섯 살에 불과한 아동을 약 1년 반 동안 학대해 심각한 영양결핍과 성장 부진 상태에 빠지게 한 친엄마와 외할머니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30일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모(54·구속)씨와 이모(28)씨의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안씨에게 징역 4년을, 이씨에게 징역 2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초범이고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있기는 하나 사안이 중대하다"며 "피해 아동이 진술을 거부해 밝히지는 못했으나 범죄 사실 외에도 수시로 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의 외할머니인 안씨는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꼭 안아주면서 사과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고, 친엄마인 이씨도 울먹이며 '잘못했다'는 취지로 최후진술을 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피해 아동을 올바르게 양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피해 아동이 건강을 회복해서 잘 지내고 있고, 피고인들에게 '보고 싶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는 등 상태가 많이 호전된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9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A(5)양이 바지를 입은 채로 소변을 보는 등 말썽을 부린다는 이유로 굶기고, 영양결핍과 성장 부진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A양이 말썽을 피운다는 이유로, 친할머니 집에 간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잠을 재우지 않는 등 학대했다.

안씨의 학대 행위가 있을 때마다 엄마 이씨는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등 두 사람은 오랜 기간 A양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했다.

안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고 소동을 벌이면서 이들의 범행은 덜미가 잡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된 A양은 또래 아이들보다 5㎏가량 적은, 두 살배기 아이들의 평균인 10㎏에 불과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재판부에는 두 사람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30여 통이 들어왔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9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