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생아 고교졸업 때 국가채무 1억씩 짊어진다"

한경연, 국가채무 분석

2047년엔 부담액 2억 넘어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태어난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18세가 되면 1억원이 넘는 나랏빚을 짊어지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발표한 ‘국가채무 증가와 생산가능인구당(15~64세) 부담액’ 분석을 통해 최근 5년간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연평균 6.3%)가 지속될 경우 1인당 부담해야 하는 국가채무는 2038년 1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태어난 아이가 2038년 18세가 돼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되면 한 사람당 부담해야 할 나랏빚이 1억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2038년 1억502만원 △2047년 2억1046만원 △2052년 3억705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재정지출이 채무부담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는 분석 기간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847조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44.0%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은 2018년까지 GDP 대비 35.9% 선을 유지했지만 2019년 37.7%로 상승했고,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급증 등으로 국가채무가 124조원 늘어나 40%를 훌쩍 넘었다. 국가채무비율 40% 선은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국가신용등급 AA 국가 대부분은 40% 이하 국가채무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전망에 따르면 올해도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따라 국가채무비율이 47.2%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한경연은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달 한국의 급속한 국가채무 증가가 잠재적인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점차 줄면서 국민의 국가채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