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은…Mr. 원칙주의자, 월성원전 감사땐 반대위원 1 대 1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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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시절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미스터(Mr.) 원칙주의자’로 통했다.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정한 원칙에 따라 소신을 지켰다. 대권에 도전하게 된 계기도 감사원장 재직 시절의 소신에서 비롯됐다. 청와대와 정치권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를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최 전 원장과 여권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감사원 간부들을 불러놓고 “외부 압력과 회유에 길들여진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고 했다. 또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해 외풍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감사원에선 내부 반발이 심했다. 최 전 원장의 지인은 “최 전 원장이 6개월여간의 감사 결과인 감사보고서에 반대 의사를 밝히던 감사위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에서 감사 결과가 늦어진다는 질타가 있을 때도 단 한 번도 남 탓을 하거나, 반대하는 위원들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최 전 원장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의 말을 경청하고,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설 명절 당시 가족의 애국가 합창이 화제에 오르자 최 전 원장은 “아버지의 돌발 제안에 따라 두 번 정도 했다.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지만 이런 분위기를 이상하게 여기는 2030세대의 정서도 이해하려 한다”고 했다. 사람들과의 소통도 중시한다. 사법연수원장과 법원장으로 근무할 당시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사무실에 불러 커피를 직접 내려주며 대화를 나눴다. 사내 동아리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탁구 동아리, 등산 동아리에 가입해 직원들과 교류했다. 감사원에선 “하늘에 있던 원장님이 땅으로 내려왔다”는 얘기가 돌았을 정도다.
부인 이소연 씨는 최 전 원장의 든든한 동반자다. 이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이 대선 출마와 관련해) 깊은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며 말렸다”고 했지만, 대선 도전 결정을 내리자 현장에서 최 전 원장을 돕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최 전 원장과 여권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감사원 간부들을 불러놓고 “외부 압력과 회유에 길들여진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고 했다. 또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해 외풍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감사원에선 내부 반발이 심했다. 최 전 원장의 지인은 “최 전 원장이 6개월여간의 감사 결과인 감사보고서에 반대 의사를 밝히던 감사위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에서 감사 결과가 늦어진다는 질타가 있을 때도 단 한 번도 남 탓을 하거나, 반대하는 위원들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최 전 원장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의 말을 경청하고,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설 명절 당시 가족의 애국가 합창이 화제에 오르자 최 전 원장은 “아버지의 돌발 제안에 따라 두 번 정도 했다.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지만 이런 분위기를 이상하게 여기는 2030세대의 정서도 이해하려 한다”고 했다. 사람들과의 소통도 중시한다. 사법연수원장과 법원장으로 근무할 당시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사무실에 불러 커피를 직접 내려주며 대화를 나눴다. 사내 동아리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탁구 동아리, 등산 동아리에 가입해 직원들과 교류했다. 감사원에선 “하늘에 있던 원장님이 땅으로 내려왔다”는 얘기가 돌았을 정도다.
부인 이소연 씨는 최 전 원장의 든든한 동반자다. 이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이 대선 출마와 관련해) 깊은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며 말렸다”고 했지만, 대선 도전 결정을 내리자 현장에서 최 전 원장을 돕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