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교수, '노마스크' 학생에…"목숨 걸지 않겠다" 수업 중 '사직'

첫 수업부터 '마스크 없이 수업 없다'
마스크 착용 부탁 거절 학생에 결단
수업 중 학생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자 그 자리에서 사직한 미국 조지아대학교 어윈 번스타인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수업 도중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학생 때문에 80대 명예교수가 그 자리에서 사직했다.

29일(현지시간) 조지아대학교 학보 '레드 앤 블랙'에 따르면 이 대학 심리학과 어윈 번스타인(88) 교수가 수업 도중 돌연 사직 의사를 밝히며 강단에서 내려왔다. 학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고급 심리학 세미나 두 번째 수업에 한 여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출석했다.

번스타인 교수는 앞서 지난 18일 첫 수업에서 '마스크 없이 수업 없다(No Mask No Class)'는 방침을 밝혔고, 이에 따라 다른 학생이 여학생에게 마스크를 건넸지만 이번엔 코가 드러나도록 착용했다.

번스타인 교수가 올바른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자 이 여학생은 "숨쉬기가 힘들다. 호흡에 문제가 있다"면서 마스크를 고쳐 쓰지 않았다. 번스타인 교수는 수업 시작 15분이 지난 후 해당 학생에게 재차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지만 학생은 답변까지 거부했다. 이에 번스타인 교수는 "이 수업에서 이미 학생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결석 중"이라면서 "됐다. 내가 그만두겠다"고 말한 뒤 '마스크 없이 수업 없다'라고 적힌 게시판을 칠판에 붙인 후 강단을 내려왔다.

앞서 번스타인 교수는 "나는 고령인데다 당뇨병을 앓고 있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더욱 위험해진다"고까지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심리학과 전공필수 과목인 이 수업은 자동 폐강됐고, 학생들은 다른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번스타인 교수는 학보 측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88세의 고령으로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어 코로나19에 걸리면 죽을 가능성이 크다. 공군에 입대해 목숨을 걸고 나라는 위해 싸운 적도 있지만,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학생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싶지 않아서 사직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지아대학교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다. 이 대학에서는 지난 7월19일부터 447건의 코로나19 양성 결과가 보고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