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또 때린 코로나 4차유행…홍남기는 "이전보다 양호"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사진=뉴스1
지난달 시작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대표적인 대면 산업인 숙박·음식점업 생산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올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대면산업 생산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에 대해 "이전 확산기에 비해 감소 폭이 확연히 줄었다"고 평가했다.

7월 음식점업 생산 -5.2%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숙박 및 음식접업 생산은 전월 대비 4.8% 감소했다. 올들어 매달 증가세를 보이다가 처음으로 하락세로 반전됐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이 5.2% 감소했다. 5월 1.7%, 6월 2.5% 증가에서 큰 폭으로 하락 반전했다. 지난달 초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면서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한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 등의 직격탄을 맞은 음식점업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숙박업 생산은 이보다는 적은 1.5% 줄었다. 호텔업(-3.3%), 여관업(-5.2%) 등의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다른 대면 업종인 예술·스포츠·여가업(-5.5%)의 생산도 줄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음식·숙박 등 대면서비스업 영향이 불가피했지만 이전 확산기에 비해 감소 폭이 확연히 줄어들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를 지속한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비스업생산은 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음식료품과 오락·취미용품 등의 판매가 늘어 도소매업이 1.7% 증가했고, 신규 게임 출시와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정보통신(2.7%)도 생산이 늘었다.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도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지난 6월 2.3% 증가에 이어 두달 연속 증가다. 제조업은 0.0%로 보합을 나타냈다. 반도체 생산이 1.6% 증가했고, 자동차는 3.9% 감소했다.

공공행정 기저효과로 전산업생산 감소

서비스업과 광공업 생산이 소폭 증가했지만 전산업생산은 0.5% 줄었다. 전산업생산은 4월(-1.3%)과 5월(-0.2%) 감소했다가 6월(1.6%) 반등했으나 7월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행정 분야의 생산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공공행정은 8.3% 감소해 2013년 3월(-9.8%)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통계청은 7월 백신 구매 관련 지출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공공행정분야 생산은 분기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새로운 분기의 첫달이라 기저효과로 인해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분기의 첫달인 지난 4월에도 공공행정 생산은 전월 대비 7.8% 감소했다. 반면 1분기의 첫달인 1월에는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19.3(2015년=100)으로 0.6% 감소했다. 소매판매액도 5월(-1.8%) 이후 두 달 만에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외출 감소에 따른 의류 판매 감소로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2.7% 줄었고, 최근 공급 차질로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2.8%)도 줄었다.

설비투자는 3.3% 증가하며 지난 4월(3.1%)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기성은 1.9% 줄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101.3이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한 102.6으로 집계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달 1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 생산과 지출이 전월보다 악화하면서 경기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호조를 보이고 소매판매액 감소폭도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경기가 우려한 것보단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코로나 4차 유행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 심의관도 "코로나가 길어지고 있어 소상공인 업황 개선 지연이 우려된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