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오페라가 돼야 할 뮤지컬…'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웨스트사이드 스토리’(1957)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 뉴욕을 배경으로 옮긴 뮤지컬이다. 영화로도 성공해서 아메리칸필름인스티튜트(AFI)는 2004년 ‘영화 속 100대 노래’를 선정하면서 이 영화 중 무려 세 곡(‘Somewhere’ ‘America’ ‘Tonight’)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뮤지컬과 영화의 연주 수준을 못마땅해했다. 그래서 극 중 춤곡을 모은 ‘심포닉 댄스’를 자신의 콘서트에서 지휘하기도 했고, 만년(1984)에 직접 녹음할 때는 키리 테 카나와, 호세 카레라스 등 오페라 가수들을 동원했다.21세기에도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곤 하지만 뮤지컬로는 너무 수준이 높은 바람에 오히려 대중적 인기를 방해한다. 차라리 브레겐츠, 잘츠부르크, 시카고, 시드니에서 그랬듯 독특한 오페라로 인정하고 오페라하우스의 레퍼토리로 삼는 편이 나을 듯싶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