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1조 이상 산 외국인…코스피, 3200 턱밑까지 회복

반도체 우려 완화…삼성전자 급등
원·달러 환율 급락도 영향
외국인투자자 매수세에 31일 코스피지수가 3200선 문턱까지 다다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17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대만 TSMC의 가격 인상 소식에 반도체 업황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삼성전자를 쓸어담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75% 오른 3199.2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63% 상승한 1038.33에 거래를 마쳤다.외국인은 지난 25일 이후 4영업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은 올해 3월 11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900억원, 18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313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오전 10시 중국의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됐는데 2월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정오 무렵 외국인 순매수세로 지수가 상승 전환했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가격 인상 소식, 미국 잭슨홀 미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개선시켰고, 원·달러 환율도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원50전 떨어진 1159원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11일(1156원40전) 이후 20일 만이다.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전 11시30분 전후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 반전했다”며 “그간 코스피지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대내외 불확실성 유입→원화 약세→외국인 매도’라는 악순환 고리가 정반대의 선순환 고리로 작동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6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2.82% 오른 7만6700원에 마감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장은 “TSMC의 가격 인상 소식에 그간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고 말했다. MSCI지수 리밸런싱일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MSCI는 1년에 네 차례 분기별로 지수 편입 종목을 변경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