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그룹 교육법인 2곳 통합…장동하 '2세 경영' 막 올랐다

통합법인 '교원에듀' 내달 출범

장평순 회장 장남 장동하 실장
통합회사 수장 맡아 사업 전면에
신기술 결합 에듀테크 확대 '시동'
‘교원 에듀 딥체인지’행사에 참석한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왼쪽)과 장동하 교원 기획조정실장.
교원그룹이 통합 교육법인을 출범하며 에듀테크(교육기술)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건다. 통합법인 최대주주이자 장평순 교원 회장의 장남인 장동하 교원 기획조정실장이 사업 전면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교육법인 두 개가 합쳐지고, 통합 회사 수장을 장 실장이 맡으며 교원의 2세 경영이 본격적인 막을 올릴 전망이다.

교원은 지난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교육사업 법인인 교원에듀와 교원크리에이티브의 합병안을 가결했다고 31일 발표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합병은 교원에듀가 1 대 6.3의 비율로 교원크리에이티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후 법인명은 교원에듀다. 기존 교원크리에이티브 지분 70%를 갖고 있던 장 실장이 최대주주가 된다.

교원에듀와 교원크리에이티브는 또 다른 교육사업 법인인 교원구몬과 함께 교원의 ‘3대 교육기업’으로 통한다. 지난해 교원에듀는 2253억원을, 교원크리에이티브는 28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교원 전체 매출(1조4500억원)의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장 실장이 소유·운영할 통합 법인 교원에듀는 교원 계열사 중 두 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곳이다. 교원 관계자는 “최대 매출 계열사(지난해 5770억원)인 교원구몬이 브랜드 독립성을 이유로 합병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나머지 두 개의 교육법인을 합친 것만으로 기업 가치는 충분하다”고 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이번 통합 법인 출범을 교원 2세 경영의 실질적인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장 실장은 교원에듀에서 이전부터 두각을 보여온 신기술 사업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2015년부터 교원 학습지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융합한 각종 교육상품을 선보였다. 2015년 내놓은 태블릿PC 스마트 상품 ‘스마트 빨간펜’이 대표적이다. 그가 오랜 기간 이끈 교원크리에이티브는 에듀테크 연구개발(R&D)을 주축으로 하는 기업이다. 한 교육업계 관계자는 “교원의 주력 사업인 교육 분야에서 장 실장이 총대를 멘 대형 전문법인이 생긴 셈”이라며 “장 실장은 본인의 경영 역량에 따라 교원의 미래 가치가 결정되는 큰 임무를 맡았다”고 평가했다.

교원의 부동산·투자사업 부문에도 변화가 생겼다. 교원은 지난 30일 주주총회에서 부동산 법인인 교원프라퍼티를 존속기업으로 하는 흡수합병을 함께 결정했다. 기일은 역시 오는 10월 1일이다.

합병은 교원프라퍼티가 교원 및 교원인베스트 2개사를 흡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교원프라퍼티와 교원의 합병 비율은 1 대 0.64며, 교원프라퍼티의 100% 자회사인 교원인베스트는 무증자 합병을 치른다. 이에 따라 ‘교원’이라는 이름의 법인은 사라진다. 교원프라퍼티에서는 장 회장이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를 맡는다. 장 회장의 장녀이자 장 실장의 누나인 장선하 교원인베스트 공동대표는 이번 합병에 따라 교원프라퍼티로 이동한다.교원 측은 아직 그룹 내 2세 경영 시대가 완전히 시작했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교원 관계자는 “장 회장이 엄연히 교원그룹 핵심 분야 중 하나인 교원프라퍼티 최대주주에 남아 있는 만큼 경영 주도권이 완전히 장 실장으로 넘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