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적과의 동행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출처:네이버 영화
<프롤로그>
미국 서부 개척시대로 미화되는 19세기 중반부터 광산업자와 목축업자 그리고 이주민들이 서부로 밀려들면서 인디언들에 대한 탄압이 가해졌다. 영화<몬태나(Hostiles), 2017>에서는 그런 잔인한 정복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화해와 용서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증오가 가득 찬 적대적인 사람들은 힘든 여정을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사랑과 반성을 통해서 치유의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둔 부문에 만연한 적대적 증오를 끝내지 않는다면 암담하고 불행한 미래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줄거리 요약>
인디언 학살 전투에 참가했던 기병대 대위 조셉 블로커(크리스찬 베일 분)와 보호소에 갇혀 있던 샤이엔족의 추장 옐로 호크, 남편과 자식 셋을 인디언에게 잃은 백인 여자 로잘리 퀘이드(로자먼드 파이크 분)는 남모를 증오와 복수심을 가진 적대적인 관계이다. 미국 정부는 인디언과의 화해를 위해 암으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인디언 추장을 애리조나에서 고향인 몬태나까지 1,000마일의 길고 긴 여정을 안전하게 데려다주기로 한다. 호송 장교로 차출된 블로커 대위는 인디언들을 데리고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을 적대감을 가슴에 품고 떠난다. 무서운 위험은 자연재해나 동물의 습격이 아니라 인간들인데 백인과 인디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인디언 코만치족이나 여자들을 납치해 폭행을 일삼는 백인 모피 사냥꾼들, 인디언의 땅을 차지한 백인 목장주 등은 나그네들에게 닥친 가혹한 시련이다. 하지만 엄청난 시련을 겪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고 도우면서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으로 새 출발을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출처:네이버 영화
<관전 포인트>
A. 인디언을 몬태나로 호송하게 된 배경은?
19세기 말 미국은 서부 쪽으로 지배권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인디언 원주민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인디언의 생존권을 빼앗는 잔인한 전투에 대한 반성 어린 여론이 거세지기 시작했고 점차 원주민들과의 공존을 고민하던 정부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1892년 옐로 호크 추장을 그들의 성지이기도 한 고향 몬태나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한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은 인디언과의 평화를 모색한다는 상징적인 차원인데, 문제는 인디언들을 호송할 책임자인 조셉 블로거 대위는 수많은 부하와 동료를 잃고 그들을 치가 떨릴 정도로 증오하는 인물이다.
B. 적대적 증오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인디언 코만치족이 이주민인 퀘이드 부인의 집을 공격하여 남편과 자녀 셋을 몰살시킨다. @반대로 몬태나주의 백인들은 그곳에 정착하려는 옐로 호크족 인디언들에게 공격하면서 서로가 적대적인 증오심을 품게 된다.
@ 몬태나로 가는 여정에 첫 번째로 잔인한 코만치족의 공격에 프랑스 출신 이등병 드잘딘이 죽고 흑인 상병도 치명상을 입게 되고, 두 번째로 공격해온 백인 모피 사냥꾼들은 퀘이드 부인과 인디언 부인을 납치하여 겁탈하면서 서로를 향한 증오와 폭력 그리고 무자비한 살육은 되풀이된다.
@하지만 긴 여정에서 옐로 호크 추장과 같이 잔인한 코만치족을 대적하는 등 시련을 겪고 난 후 블로커 대위가 옐로 호크 추장의 쇠사슬을 풀어주면서 그동안의 적대적 갈등을 풀고 용서와 자비로 화해하면서 새로운 희망의 순간을 맞는다.
C. 탈영병에 대한 블로커 대위의 판단이 달라진 이유는?
과거 블로커 대위의 휘하에서 인디언 학살에 동참했던 윌스 병장이 탈영 후 인디언을 무참히 학살한 사건으로 군사재판 장소까지 이송하라는 추가 임무 수행 중 블로커 대위는 인디언들과의 교감이 쌓이자 적대감이 친밀감으로 서서히 바뀌면서 탈영병이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며 풀어달라는 요구를 거절하고 법대로 처리하고자 결심한다. 이에 반발한 탈영병은 루디 중위를 살해하고 도주하자 토미 상사는 끝까지 추적하여 그를 응징하고 자신도 괴로워 자살을 선택한다. 결국 12명의 호송단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3사람뿐이다.
D. 블로커 대위 일행이 몬태나에 도착한 후 일어난 일은?
추장의 시신을 몬태나에 모시지만 낯선 사이러스라는 백인과 무리가 찾아와 자신들이 이 땅의 새 주인임을 주장하며 시신과 함께 모두 떠나라고 블로커 대위 일행을 협박한다. 이에 강인해진 퀘이드 부인은 총을 쏘게 되고 총싸움 과정에서 추장의 아들과 딸이 모두 죽고 손녀만 살아남게 된다. 퀘이드 부인은 추장의 손녀를 데리고 몬태나를 떠나는 기차에 오르기 전 블로커 대위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전역한 블로커 대위도 배웅하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마음을 바꿔 이들과 함께 같이 기차에 뛰어오른다.
E. 엔딩 장면이 시사하는 것은?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가족으로서 새 출발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부하와 동료를 잃은 블로커 대위와 인디언에게 가족을 잃은 퀘이드 부인, 백인들에게 할아버지와 부모를 잃은 인디언 아이가 새로운 가족으로 탄생함으로써 오늘날의 미국을 만든 다문화의 가치관을 이해하게 된다. 영국 소설가 D.H. 로렌스는 "미국 영혼의 본질은 억세고 고독하며 초연하고 실의에 찼다. 그건 지금까지 그대로 뭉쳐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처:네이버 영화
<에필로그>
생존을 위해 적대적일 수밖에 없었던 시대를 뒤로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안으려는 노력은 결국 미국 개척사의 트라우마와 치유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서부 개척시대를 미화하지도 않았고 백인 위주의 삐뚤어진 시선도 없이, 담담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진 영화는 증오와 복수보다 화해와 용서를 통해 미래와 상생을 기대하게 한다. 우리 사회는 사소한 이익을 위해 어제의 친구를 오늘의 원수로 미워하고 적대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이제 양보와 이타적인 마음을 통해 꺼져가는 인간다움과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 최근 코로나와의 전쟁으로 피폐해진 의료진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는 따뜻한 소식을 들었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들이 들불처럼 번져 우호적이고 희망찬 사회로 회귀하길 기대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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