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과의 조우, 커플 통장…금융에 대한 유머 가득

제7회 신한 29초 영화제

눈길 끈 작품들
한 남성이 외국인 친구에게 5만원권에 대해 설명해 준다. 5만원권에 그려진 신사임당, 그리고 신사임당이 5000원권에 그려진 율곡 이이의 어머니라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그러다 남성은 ATM 기기에서 돈을 뽑아 직접 설명하기에 이르고, 친구는 신기해하면서 5만원과 5000원을 냉큼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친구는 어이없어하는 남성에게 “더 이상 돈이 없느냐”고 묻고, 남성은 ATM 기기를 향해 “어머니”를 외친다. 그리고 장면이 전환되고, 남성은 신사임당과 조우한다. 꿈인지 실제인지 모르는 독특한 설정에 웃음이 나온다.

제7회 신한 29초영화제에서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정홍재 감독의 ‘Oh, money!’(사진)다. 이번 영화제엔 이처럼 유머 가득한 작품이 많이 출품돼 유쾌함을 선사했다.일반부 장려상을 받은 ‘금융, 이어지다 더 큰 사랑으로’는 헤어지려고 했지만 커플 통장 때문에 다시 어쩔 수 없이 사랑하게 된 커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커플은 “우리 다시 보지 말자”며 냉정하게 돌아선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남성은 5년 동안 부은 커플 통장이 여자친구 명의로 된 사실을, 여성은 남자친구 명의로 차를 사주면서 자신이 할부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두 사람은 동시에 돌아서고 서로를 부둥켜안는다. 실제 헤어지기 전후로 커플 통장과 선물 등을 떠올리게 되는 커플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일반부 우수상은 배유미 감독의 ‘환경, 지켜지다. 가치소비로’가 차지했으며, 청소년부 우수상은 윤재훈 감독의 ‘우리 가족이 달라졌어요(ft. 지구지킴이)’에 돌아갔다. 위정재 감독의 ‘당신을 위해 몸을 기울입니다’와 이령 감독의 ‘To.내일을 함께할 너에게’가 일반부 특별상을 차지했다. 청소년부 특별상은 정진원·김정안·김진·박태민 감독의 ‘금융, 이어지다, 쏠쏠함으로’가 받았다. 일반부 장려상은 ‘당신을 위한 작은 기울임’의 이창수 감독, ‘금융 이어지다 엄마에게서 아이에게로’의 조현민 감독에게 각각 수여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