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상황, 보여줄래?"…진행자 무리수 논란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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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TV 진행자코트디부아르 한 TV 채널 쇼 프로그램에서 전직 강간범이 게스트로 출연하고, 그에게 성폭행 당시 상황을 시연해 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의 쇼에 출연한 강간범에
인형 사용해서 강간 시연 요청
영국 가디언은 2일 "코트지부아르 NCI(Nouvelle Chaine Ivorienne)의 진행자 이브 드 음벨라(Yves de Mbella)가 자신의 쇼 '텔레 디시 베커스'(Télé D'ici Vacances)에 강간 전과자를 게스트로 초대하고, 마네킹을 사용해 강간 당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도록 요청한 뒤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30일 방영된 '텔레 디시 베커스' 방송에서 이브 드 음벨라는 전과자에게 성폭행 시연을 요청하고, 이를 지켜보면서 웃음을 보였다. 전과자에게 "여성들은 어떻게 강간을 피할 수 있냐"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브 드 음벨라의 쇼는 월요일 황금시간대에 방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리수 진행이 전파를 탄 후 엄청난 항의가 이어졌고, NCI 방송 금지를 촉구하는 청원에 3만7500명이 동의했다.
코트디부아르 독립커뮤니케이션 위원회는 이브 드 음벨라의 활동 정지를 발표하면서 "외설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강간을 묵인하고, 여성의 존엄성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여성부 장관인 나세세바 투레(Nassénéba Touré)는 "이 방송은 강간을 퇴치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에 위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브 드 음벨라는 논란이 불거진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각심을 높이려 노력하려 했지만, 모두에게 충격을 드려 죄송하다"며 "제가 잘못했다. 모든 강간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NCI는 방송에 대해 사과하면서 오는 3일로 예정된 이 프로그램의 마지막 에피소드 방영을 취소했다. 그렇지만 이브 드 음벨라의 발언과 이를 그대로 방영한 NCI를 향한 비난은 이어지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뿐 아니라 서부 및 중앙 아프리카 전역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래퍼 프리스'케이는 페이스북에 "제가 꿈을 꿨다고 말해 달라"며 "역겹고, 용납할 수 없고, 무례했다"고 적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