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도 아니고 이게 뭐 하는 건지"…화장실 갔다가 '당혹'

화장실 문이 '통유리', 남녀 불문 불쾌함 호소
男 "반투명시트지라도 붙여 놨어야"
女 "괜한 오해 살까 돌아가려 했다"

관리사무소 "곧 수리 완료된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동물원도 아니고 이게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지난 1일 오후 9시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부근의 한 건물 1층에서 통유리 문이 달린 남자 화장실 앞에 선 30대 남성 A 씨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급하니까 일단 이용하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아무리 남자 화장실이어도 그렇지 안이 다 보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그러면서 "문을 수리 중이니 아예 화장실을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투명 시트지라도 붙여놨으면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이 화장실이 있는 건물 1층에는 다양한 호프집과 선술집, 식당, 편의점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지나다닌다. 화장실 옆에는 '출입문 고장 수리중입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이용을 제한하는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 술집이 문을 닫는 9시쯤에는 화장실 수요가 상당한 수준이었다.
사진=김대영 기자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남자 화장실을 보고 여성도 불쾌함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50대 여성 B 씨는 "아무리 뒷모습만 보인다지만 남자 화장실 내부가 비치는 것을 보고 괜한 오해를 살까 봐 반대로 돌아서 이동할 생각이었다"라며 "많은 사람이 돌아다니는 1층 통로에 저런 화장실이 있어서 너무 불쾌하다"고 말했다.이 건물에 있는 한 가게의 아르바이트 직원에 따르면 해당 남자 화장실의 문이 통유리인 상태로 유지된 지는 3일 정도가 지났다. 이보다 앞서서는 아예 화장실 문이 존재하지 않았었는 데 당시에도 이를 폐쇄하지 않아 많은 사람이 화장실을 오고 가며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의 관리사무소는 "문을 수리하고 있다는 문구를 붙여놨는데 폐쇄까지 해야 하나. 어차피 뒷모습만 보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화장실 문을 선팅하고 손잡이를 만들고 있다. 곧 수리가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