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해군대학서 괴롭힘 신고한 하사에 보복"

해군 장교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해군대학에서 지원과장이 8개월에 걸쳐 하사 1명을 괴롭힌 뒤 피해 신고를 하자 보복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 하사는 지난해 12월 제대로 업무 인계도 받지 못한 채 해군대학 지원과에 투입됐다. 이에 지원과장인 B 중령은 부임 직후부터 전 부서원이 모인 자리에서 A 하사의 업무 미숙을 공개 비난했다.

B 중령은 올해 1∼8월 30회가량 열린 티타임에서 A 하사를 상대로 '야! 임마 이런 것도 못해?', '너는 발전이 없어', '너는 너만을 위해서 일하냐', '야, 말끊기 새끼, 너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해' 등 폭언을 했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B 중령은 또 평소 부서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해군본부에 '저 하사 언제 가냐'는 전화를 해 모욕을 줬는데, 최근에는 일방적으로 A 하사를 인사교류 명단에 포함해 전출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A 하사는 지난달 초 그동안 피해 상황을 국방헬프콜에 신고했고, 해군본부 군사경찰단에 출석해 진술서와 고소장을 냈다.

하지만 피해자 보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센터 측은 지적했다.

센터는 "해군 군사경찰단은 인권침해 사건을 인지하고도 기본적인 피해자 보호 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자는 다시 B 중령과 함께 쓰는 사무실로 돌아가야 했다"며 "피해자가 보호조치를 요청하자 '지휘관(해군대학 총장)에게 분리조치를 요구하라'는 말이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군대학 지원차장은 지난달 중순 휴가에서 복귀해 가해자와의 분리조치를 요청한 A 하사를 빈 책상만 있는 독방으로 보냈다"며 "피해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이어 "사망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시민들의 분노가 군을 향하고 있음에도 일선 부대의 인권 감수성은 제자리걸음"이라며 "해군본부는 가해자를 즉각 보직해임하고 피해자를 방치한 군사경찰단의 직무유기를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