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시위 나선 대학총장들 "부실 낙인 받아들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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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 3일 발표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가결과에서 탈락한 52개 대학 총장들이 평가의 불공정성을 강조하며 모든 대학에 재정지원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모든 대학에 재정지원 해달라"
2일 전국 52개 대학 총장단은 세종 교육부 청사 앞에서 대학구조개혁심의위원회에 건의문을 제출하고,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17일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를 발표했다. 가결과가 확정되면 52개 대학은 일반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 향후 3년간 정부 지원 약 140억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총장단은 “근소한 차이로 선정·미선정이라는 이분법적인 처분을 내려 재정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평가의 공정성 차원에서 큰 문제가 있다”며 “평가에 참여한 대학에 대해서는 평가결과에 따라 차등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장단은 “평가과정이 불투명하며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무도 무슨 이유로 해당 점수를 받았는지 파악이 불가능하다”며 “미선정 대학에는 극히 제한된 점수만 공개돼 이의시청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이어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과 ‘학생충원율’이 100점 만점 중 총 40점을 차지하고 있다”며 “특정 영역에 대한 과도한 점수배정은 결국 대학 전체의 기본역량을 판단하기 보다 한 영역에 의해 대학을 판단하게 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양보경 성신여대 총장은 “성신여대는 사학혁신지원사업에도 선정될 정도로 민주적이고 투명한 학교 운영을 하고 있다”며 “중도이탈율도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학생들이 학교 교육과정에 만족한다는 지표”라며 평가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석 성공회대 총장은 “13년간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대학이 자생할 수 없게 만든 건 교육부”라며 “대학은 사회적 자산이자 공기(公器)인데, 지금은 입학정원 조정 구실로 대학을 파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대학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은 평가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재서 총신대 총장은 “이공계가 아닌 인문, 사회계열 학과 위주인 기독대학 특성상 대학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은 기술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있는데 이같은 부분이 평가에 간과돼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최종 심의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가 그대로 유지되면 탈락한 일부 대학들이 행정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전망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