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골칫덩이' 카르푸 14년만에 손절

매입가의 34%에 보유지분 매각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프랑스 유통기업 카르푸에 대한 투자를 14년 만에 손절로 마무리했다. 현지에선 ‘루이비통의 실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이 소유한 지주회사 피낭시에르 아가슈가 카르푸 지분 5.7%를 주당 16유로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아르노 회장은 724만유로(약 100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카르푸 주가는 이날 5%가량 급락해 15.92유로로 마감했다.아르노 회장은 각종 투자와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면서 LVMH그룹을 세운 투자업계 거물로 꼽히지만 카르푸 투자는 그의 흔치 않은 실수로 지적된다. 2007년 카르푸에 처음 투자할 때 주가가 47유로였기 때문이다.

FT는 “카르푸 주식을 보유한 기간 받은 배당금을 감안하더라도 카르푸 주가 하락으로 아르노 회장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르노 회장이 카르푸의 지지부진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신물이 난 상태”라고 귀띔했다.

카르푸는 유럽에서 2000개의 슈퍼마켓과 700개가 넘는 대형 하이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 알렉상드르 봉파르 최고경영자(CEO) 주도로 중국 사업 등의 구조조정과 함께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비용 절감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토대로 전자상거래에 투자를 단행하며 회생을 도모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